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정교 구분주의’란 국가권력 입장에서 종교를 통제하는 유일한 권력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과는 구분되는 또 다른 사회에 속해있다고 하는 신앙적 근거를 갖고 있다.
첫째로 살필 것은 마태오 복음 22장 21절의 말씀이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마르 12, 17 루카 20, 25 참조). 즉 국가에 속한 것은 국가의 권력에 따라서, 영적 신앙의 문제는 교회의 권한에 따라서 이행하면 된다고 이해했던 것이다. 두번째로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가 신자들에게 국가사회에 속한 문제들에 대해서 국가권력에 순종하라는 명령을 담고 있는 로마서 13장 1~7절의 말씀이다. “사람은 누구나 위에서 다스리는 권위에 복종해야 합니다. 하느님에게서 나오지 않는 권위란 있을 수 없고, 현재의 권위들도 하느님께서 세우신 것입니다 … 세를 내야 할 사람에게는 조세를 내고 관세를 내야 할 사람에게는 관세를 내며,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두려워하고 존경해야 할 사람은 존경하십시오”(1베드 2, 13 참조).
세번째는 사도행전 4장 19절과 5장 29절 말씀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하느님 앞에 옳은 일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 이 말씀은 모든 권한의 원천은 하느님이시며 하느님 뜻에 어긋나는 권력의 명령에는 순종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가르치고자 한다.
인용된 말씀들에는 인간생활의 영적부분과 세상적 부분에 속한 서로 다른 질서가 존재하며 이 두 질서는 서로 독립적이고 자기 고유의 목적과 그 고유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고유한 방법들을 갖고 있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두 조직을 위한 권한도 구분되는 권한으로서 서로 독립적이며 서로에게 자유롭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 인간은 두 가지 구분되는 차원 즉, 인간은 하나의 인생을 영적차원과 세속적 차원에서 살아간다는 것, 이것이 그리스도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정교 구분주의’이다. 그래서 열심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서로 구분되지만 더 높은 권위자이신 하느님을 위하여 자신들의 고유하고 유일했던 생명을 내놓아 순교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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