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도전이 꿈과 용기 줄 수 있기를”
‘“앞이 보였다면 오히려 무서워서 완주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음 목표는 에베레스트 정상입니다. 제 도전이 몸이 불편한 수많은 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줬으면 합니다”
1급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송경태(프란치스코·48·전주 화산동본당)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이 지난해 11월 24일부터 7일간 남극에서 열린 ‘남극 마라톤 대회’를 완주, 세계 4대 극한 사막 마라톤 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아르헨티나 최남단을 출발해 250㎞ 구간을 달리는 남극 마라톤 대회는 영하 30도를 밑도는 체감온도와 곳곳의 빙하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로 꼽힌다. 때문에 중국의 고비사막, 이집트의 사하라사막, 칠레의 아타카마사막을 완주한 마라토너에게만 출전권을 준다. 송 관장은 지난 2005년부터 사하라사막을 시작으로 3곳을 모두 통과했다.
송 관장은 남극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매일 30km를 뛰며 기초체력을 다졌고, 주말에는 냉동 창고에서 환경 적응훈련도 가졌다. 송 관장의 이번 대회 성적은 전 세계 참가자 26명 중 24위. 장애인으로선 세계 최초이며 역대론 52번째 완주자다.
1961년 전북 오수에서 태어나 촉망받는 청년이었던 그는 1982년 군 복무 중 수류탄 폭발사고로 두 눈의 시력을 잃었다. 사고 후 자신과 같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사회복지학으로 전공을 바꿔 사회복지사와 점자 주간지 기자 등으로 일했다.
1990년부터 8년 동안 한국가톨릭맹인선교회에서 봉사했고, 2000년에는 사재를 털어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을 열었다. 2006년부터 전주시의원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권익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쳐온 그는 ‘올해의 장애 극복상’(2002), ‘대한민국 신지식인상’(2004), ‘한국장애인인권상-문화예술부문’(2008) 등을 수상했다.
그는 “처음 마라톤을 시작할 때는 이렇게까지 도전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지난 세월 변함없는 사랑과 믿음으로 후원해준 아내 루치아와 두 아들 미카엘, 스테파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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