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도 김밥 두 줄이 전부…"
대학 졸업 후 비정규직 사원으로 취업
적은 월급·빠듯한 살림으로 매달 적자
여행은 꿈 … 김밥으로 저녁 끼니 해결
월급날. 집으로 돌아가는 홍모(소피아·여·26세)씨의 발걸음이 무겁다.
지난해 대학 졸업 후 아홉 번째 받는 월급이지만 저축은 커녕 한 달 살림살이가 여전히 힘겹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서울로 대학을 진학해 지난해 2월 대학을 졸업한 홍씨는 5월께 비정규직 사원으로 취직했다. 6개월 계약에 한 달 월급은 100만원. 전공인 중국어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중소기업 비서직이다. 좀 더 안정적이고 대우가 좋은 정규직을 원했지만 경제 한파로 취업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나마 월급을 받으며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서울살이 6년9개월째. 홍씨의 월급날 저녁 밥상은 단출하다. 집 앞에서 사온 김밥 두 줄이 전부다. 혼자 살림이라 밥을 해먹으면 버리게 되는 음식이 반 이상이다. 마음같아서는 오늘같은 날 고향 친구들을 만나 오랜만에 맥주라도 한 잔 하고 싶지만 그마저도 홍씨에게는 사치다.
지난달에도 홍씨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 달 월급 100만원에서 국민연금으로 7만1140원, 건강보험료 4만1790원, 고용보험료 7110원, 그리고 여기에 사우회비 5000원이 빠졌다. 소득세와 주민세를 합하면 2만2000원이다. 100만원에서 총 14만7040원이 빠지는 셈이다.
남는 돈 85만2060원에서 우선 월세 35만원, 관리비 3만원은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다. 여기에 공과금. 전기요금 1만2000원 수도요금이 9000원 정도가 들었다. 겨울에는 난방용 도시가스비도 만만찮다. 평소 4000~5000원이면 족하던 것이 겨울만 되면 3~4만원 대로 껑충 뛴다. 이번 달에는 3만8000원이 나왔다. 이어 휴대폰 요금. 아무리 안 쓴다고 해도 4만원은 나온다. 이번 달에는 4만4370원을 결제했다. 인터넷 통신비도 2만7000원이 더해진다. 총 65만7410원이 매달 나가는 셈. 부모님과 함께 살면 나가지 않아도 될 돈이, 혼자 사는 자취생에게는 생계를 꾸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고정지출비용이 된다.
급여 100만원에서 각종 세금, 주거비, 공과금 등 고정지출비를 제하고 남은 돈 34만2590원. 여기에 후불교통카드비로 5만6200원이 나갔다. 가끔 회사에서 회식을 할 때 이용한 택시비가 4만3000원. 교통비로 9만9200원이 나갔다.
식비도 문제다. 일어나 씻고 단장하고 출근하기 바쁜 홍 씨는 아침을 챙기는 일이 드물다. 따뜻한 커피 한 잔 생각이 간절하지만 3000원을 훌쩍 넘는 모닝커피는 엄두도 못 낸다. 점심 값은 평균 5000원씩 나갔다. 저녁은 일주일에 두어 번 약속이 있는 날 가끔 사먹었다. 회사에서 회식이 있는 날에는 1~2만원씩 회비도 내야 했다.
한 달에 한 번 할인마트에 가면 최소한 5만원은 썼다. 먹는 것은 사지 않더라도 휴지부터 샴푸, 비누, 치약 등 생필품은 말 그대로 필수품이니까.
식비, 생필품비 도합 20만5000원. 모두 빼고 월급에서 남은 3만8390원으로는 지난달 신용카드 결제비 9만6000원을 못 당한다. 5만7610원 적자다.
조금씩 저금해 휴가 때 여행이라도 가보겠다는 꿈은 말 그대로 꿈일 뿐이다. 아무리 아끼고 아껴 써도 한 달 살림살이 적자를 면키도 어려운 실정에 재테크는 언감생심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고향집에 전화를 건다. 10만원 정도만 보태줄 수 있냐는 말에 부모님은 한숨을 쉬신다. “허리 휘어지게 벌어 서울로 대학까지 보내놨더니….”
지난 주말 홍씨는 인근 아파트 단지에 과외전단지를 돌렸다. 적어도 30만원은 더 있어야 적자를 면하고, 저금도 조금할 수 있을테니까.
큰 맘 먹고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다음달에 결혼한다며 친구가 청첩장을 건넨다. 머릿속 계산기가 돌아간다. 다음달 경조사비 5만원. 커피 값이 5000원. 커피 맛이 쓰다. 아주 쓰다.
■ 성경이 알려주는 부자 십계명
"주 예수 그리스도와 바꿀 수는 없네"
돈은 기본적 생계유지, 자아실현, 사회활동과 교우관계 등에 매우 유익한 것이다. 세상에 생존하기 위해서 인간은 물질적인 재물을 갖는다.
분명한 것은 재물이 인간에게 도움을 주지만 그리스도 보다 상위 가치일 수 없다는 것이다.
재물은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인간의 가치와 고귀함을 유지, 계발시켜 그분께 영광을 돌려드리기 위한 수단이다.
그리스도인은 재물에 대한 어떤 이해와 태도를 보여야 할까.
성경을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부자로 살기 위한 십계명을 제시해 본다.
1. 재물을 마음속의 신상으로 만들어 숭배하지 마라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 24).
2. 재물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재물 자체는 선이므로 죄악시 하지 마라
하느님께서 부와 재화를 베푸시어 그것으로 먹고 자기 몫을 거두며 제 노고로 즐거움을 누리도록 허락하신 모든 인간. 이것이 하느님의 선물이다(코헬 5, 18).
3. 재물로는 목숨과 사랑을 살 수 없다
자기 재산을 믿으며 재물이 많음을 자랑하는 그들. 사람이 사람을 결코 구원할 수 없으며 하느님께 제 몸 값을 치를 수도 없다(시편 49, 7~8).
4. 열심히 일하며 현재의 재물로 만족해라
돈 욕심에 얽매여 살지 말고 지금 가진 것으로 만족하십시오(히브 13, 5).
5. 게으름으로 인한 가난은 악이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내가 심지 않은 데에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에서 모으는 줄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냐?(마태 25, 26)
6. 재산을 올바로 소유해라
의인이 가진 적은 것이 악인들의 많은 재산보다 낫다(시편 37, 16).
7. 재산을 올바로 사용해라
네가 가진 모든 것으로 자신을 잘 보살피고 주님께 합당한 제물을 드려라(집회 14, 11).
8. 재물을 쌓아 놓고 싸우지 마라
주님을 경외하며 가진 적은 것이 불안 속의 많은 보화보다 낫다(잠언 15, 16).
9. 재물은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사도 4, 32).
10. 필요한 만큼의 재물만 소유하고 남는 것은 이웃에게 베풀어라
네가 가진 것에서 자선을 베풀어라. 그리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아까워하지 마라(토빗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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