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빚어 성당 공사기금 보태요”
평일 미사가 끝난 시간인데도 웬일인지 성당이 신자들로 북적북적하다. 신흥동본당(주임 노희철 신부) 성모회에서 설을 맞이해 판매용 만두를 빚기 위해 모였기 때문이다.
성모회원이 이렇게 많은가했더니 “다들 미사 왔다가 잡혔지 뭐”라며 유쾌하게 참여 동기를 밝힌다. 이 쪽 저 쪽에서 삼삼오오 모여 만두 빚기를 시작했다. 한명은 기계를 이용해 반죽을 밀고, 다른 한명은 동그란 뚜껑을 이용해 만두피를 찍어냈다. 그렇게 완성된 만두피는 둘러앉은 이들에게 건네져 하나 둘 예쁜 만두로 태어난다.
빚어도 빚어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반죽. 하지만 어느 하나 지쳐 보이기는 커녕 직접 빚은 만두를 쪄서 즉석에서 시식까지 해가며 작업하는 덕에 점심까지 해결됐다며 오히려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많은 양의 반죽과 만두가 주방과 작업대를 오가기를 수십 번. 얼마만큼의 양을 준비했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밀가루는 20kg짜리 한 두세 포대고, 김치는 뭐 엄~청 많이지!”라며 웃어 넘긴다.
설맞이용으로 판매하려면 가래떡 같은 것을 해도 의미있고 좀 더 수월할텐데 그럼에도 굳이 만두를 택한 이유는 김치 때문이라고. 김정애(케롤리아) 성모회장은 “지난해 배추김치를 200여 포기 담가 신자들에게도 판매하고 성당 내 사랑의 밥터에서도 사용하고 했는데 판매하고 남은 김치가 ‘맛있게’ 쉬어 만두용으로 하기 딱 적당해 선택했다”고 전했다.
아닌게 아니라 직접 먹어보니 적당히 매콤하고 칼칼해 우리 입맛에 딱 맞는 맛이다. 거기에 본당 신자들의 유쾌한 마음까지 더해져 더욱 정감가는 맛 이상의 것도 느낄 수 있다.
이번에 만든 만두는 설을 맞아 필요한 신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며, 판매 수익금은 얼마 전 리모델링을 끝내 한층 더 편리하고 산뜻해진 성당의 공사 기금으로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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