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여 동안 진행해온 미산 골프장 반대운동은 사회적 관심과 기대는 높은 반면 정작 교회 내부의 관심과 참여는 미흡하다. 이 문제에 대한 상이한 견해와 시각들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신자들은 단순히 성지 인근 골프장 건설 추진 사업자와의 갈등과 자존심 대결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수원교구 사제들에게 배포된 경기도청 교우회장 명의 문건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톨릭교회 사회교리는 신자들의 생활과 삶속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복음적 시각에서 판별하고 실천하기 위한 교회의 가르침이다. 미산 골프장 반대 운동도 여기에 근거한다.
‘환경은 시장의 힘으로 적절하게 보호하거나 증진시킬 수 없는 재화 가운데 하나이다. 모든 나라, 특히 선진국들은 자연 재화의 사용 방식을 재고할 절박한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재화의 생산과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도록 실질적으로 권장하여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 470항)
교회가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그동안 벌어진 무참한 환경파괴를 지적하고, 인허가 과정에서의 불법과 부정부패를 반대하는 것이다. 이는 하느님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생명회복운동이며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사명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에 대해 다른 시각, 곧 기업의 경제활동을 교회가 지나치게 방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견해가 있다. 하지만 골프장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온갖 부당한 방법으로 추진하려는 기업의 속내가 무엇이겠는가? 골프장이 들어설 수 없는 지역의 땅을 헐값에 매입, 막대한 투기 이윤을 보장받으려는 것 아니겠는가? 이것은 기업의 정상적인 경제활동이라 할 수 없다.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금융위기가 돈벌이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금융투기자본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망각하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은가? 미산 골프장 반대운동은 돈 놓고 돈 먹기식 투기자본에 대한 교회의 예언자적 외침이다. 교구 사제단이 엄동설한 추운 겨울밤 도청 앞 길거리에서 지새울 수밖에 없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은 우리 신자의 의무이며 사명임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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