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간부중심’ 사목 성과 높아
성경읽기 참여 67.6%· 대리구 간부 교육 참석 68.8%
소극적 선교의지 개선·미사 전례 예절 관한 교육 시급
교구 복음화국은 최근 ‘수원교구장 5대 중심사목에 대한 신자 의식조사 분석 보고 - 성경, 간부육성, 복음화(선교) -’를 발표했다. 복음화국이 지난 해 8~11월까지 교구 내 178개 본당 봉사자(본당별 8명) 1,4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번 보고서는 ‘교구장 5대 중심사목’이 신자들의 의식과 행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향후 교구가 주력해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자료로 의미를 갖는다.
‘성경’, ‘간부육성’, ‘복음화’ 등 각 분야 설문결과를 토대로 복음화국 연구봉사자회 조사·분석 연구팀이 작성한 보고서를 요약한다. 이번 설문에서 빠진 5대 중심사목의 나머지 영역은 올 전반기 중 마련될 2차 설문에서 조사될 예정.
◆ 성경중심사목
조사 결과 신자들의 성경읽기 참여율은 대체로 높으나(67.6%), 세례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자들의 성경읽기 참여율이 낮고, 성경을 자주 접하지 못하는 신자들이 성경에 관심을 갖고 성경을 생활화하는데 필요한 실천적인 방법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성경을 중심으로 하는 예비신자 교리 방법을 제안한다.
만일 현재의 교리교육 방식을 유지할 게 될 경우 세례 이후 정기적으로 반드시 성경공부에 참여토록 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줘야 한다.
조사에서 성경중심사목과 관련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은 성경쓰기였다. 성경필사 경험을 묻는 질문에 68.9%가 필사한 경험이 있거나 필사 중이라고 답했고 필사할 계획이라는 응답도 11.9%에 달했기 때문이다.
조사에서는 또 신자들이 성경공부가 필요하고 그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된다(98.7%)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신자들은 이러한 관심과 체험에 비해 성경공부 프로그램이 부족하다(76.3%)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 교구에서 정책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여정’ 성경공부를 비롯해 다양한 성경공부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일선 본당에 충분히 소개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제공돼야 함을 의미한다.
교구 성경잔치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없다’고 응답한 경우가 66.2%, ‘있다’가 26.6%, ‘그런 행사가 있는지 몰랐다’도 4.6%나 됐다. 참석하지 않는 빈도가 높게 나타난 이유는 ‘늘 참석하는 사람에게만 열려있는 행사라서’에 53.9%가 답한 데서 알 수 있듯 ‘성경잔치’ 고유의 목적(성경에 관심 있는 신자들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이 희석되었기 때문이다. 성격이 다른 성경경시대회와 성경잔치가 함께 치러지다보니 성경잔치가 성경경시대회에 묻혀버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현재 시행되는 성경잔치의 구성과 운영에 대하여 총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 간부육성중심사목
조사 결과 58.2%의 간부들이 자신이 어느 정도 역할을 수행하는 편이라고 평가했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56.1%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교구가 여타 교구와 달리 각 분야별(총회장, 상임위원, 교육, 선교, 전례, 가정, 성소, 청소년, 사회복지 분과) 간부 직무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온 성과라 하겠다.
그러나 역할 수행이 미흡하고 역할 인식이 부족하다는 답변도 절반에 이르기에 현재의 결과에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교구 내에서 실시하는 간부 직무교육에 대한 참여도도 대리구 차원의 교육 68.8%, 본당차원의 교육 62.9%로 매우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교구, 대리구, 본당에서 직무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의무화하고 ‘통합적 간부교육’과 ‘분과별 간부교육’으로 나누어 분과별 간부교육에서는 구체적인 역할 수행을 위한 지침까지도 도움을 받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할 수 있어야 하겠다.
◆ 복음화중심사목 - 선교
선교의 주체는 모든 신자라고 답한 비율이 93.7%에 이른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주관적 선교열정, 경험여부 등에 있어서는 역시 소극적이고 낮은 관심이 드러났다. 직접적인 복음 선포 방식을 기피하는 경향도 여전했다.
때문에 현 단계에서 신자들에게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이 선교 방법을 가르치고 제시하는 것보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돕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선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재교육을 통해 신자로서의 사명감을 갖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물론 선교의 실천이 의식을 강화하기도 하는 것이기에 실천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본당 차원의 새로운 선교방법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들의 38.8%가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 공간 제공으로 유대감 형성’을 제시했다. 현 단계 천주교회가 가장 부족한 면모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했던 ‘쉬는 교우를 위한 자리 마련’(32.4%), ‘외짝 교우를 위한 자리 마련’(25.5%) 등이 제시됐다. 새 복음화 못지않게 재 복음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현재의 선교 방법 이외의 추가적인 선교방법에 대한 질문에는 ‘직업별·계층에 따른 차별화된 방법’ 41.5%, ‘연령에 따른 방법’ 23.2%, ‘테이프 및 CD 등 다양한 홍보매체 활용’ 19.5%, ‘인터넷·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방법’ 13.5% 등으로 나타나 선교영역과 방식이 다양해진 현실을 보여줬다. 세대에 따라 접근 방법을 달리 해야 하고 새로이 등장한 수단들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 전례와 성사
미사 참례 전 충분히 기도하고 준비하고 있는 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4.4%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이유로는 63.6%가 ‘영성이 부족하기 때문에’라고 답해 신자들 스스로 영성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미사 전례 예절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96.8%가 ‘필요하다’고 답해 현재 신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이 가톨릭 전례와 성사에 대한 전반적인 재교육임이 드러났다.
고해성사의 고귀한 목적이 현실에서 형식화되거나 소극적인 실천으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밝혀졌다. 많은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기피하는 이유’로 ‘매번 형식적인 고해로 끝나서’(61.6%), ‘어떤 죄를 고해해야 할 지 몰라 부담스러워’(53.1%)라고 지적했다.
고해성사의 본래 목적을 올바로 교육하고 성사가 형식이 아니라 신앙의 신비를 경험하는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신자, 교회 모두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고해성사의 풍부한 의미를 신자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각종 교육, 강론, 그리고 훈화를 실시해야 한다. 실제로 조사 응답자의 86.1%가 이러한 교육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렇게 일상의 교육에서부터 시작해 깊은 신비의 이해로 나아갈 때 성사는 부담과 형식이 아닌 신앙을 성숙시키는 성사가 될 것이다.
조사 결과 교구장 5대 중심사목이 나름의 성과가 있었음은 물론 성과 이면에 수정 보완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과가 있었던 영역은 성경중심사목과 간부중심사목이다. 성경중심사목의 경우 십여 년 이상 노력해온 성과가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점차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간부 중심사목은 경과한 기간에 비했을 때 성과를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교구의 접근이 정교하고 대리구 차원의 노력도 적극적이므로 역시 시간이 경과할수록 더욱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기대한다. 상대적으로 성과가 적었던 영역은 복음화와 전례영역이었다.
특히 복음화 영역은 인식과 실천 간의 괴리가 크게 나타났다. 소극적 선교 의지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지난 3년간 신자 순 증가율이 오히려 낮아지고 쉬는 신자 비율이 늘어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례영역은 개선됐으나 그 정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5대 중심사목을 동시에 진행하면서도 뿌리에 해당하는 영역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경중심사목과 전례가 이 바탕에 해당된다. 이를 통해 간부가 육성되고 이들의 육성이 선교로 이어질 때 5대 중심사목은 통합적인 결과를 나타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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