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저금통에 쌓여가는 사랑"
“받은 사랑은 다시 베풀어야만 순환이 됩니다.”
경북 포항시 흥해읍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포항 들꽃마을’(원장 최영배 신부)의 식당 한 곳에는 언제나 빨간색 돼지 저금통이 놓여있다. 이 저금통의 용도는 무엇일까. 간식을 사먹기 위해? 옷을 사 입기 위해? 원장 신부님께 용돈을 주기 위해?
아니다. 이 곳 사람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다는 이야기에 하나 둘씩 주머니를 털어 저금통에 동전을 채워 넣고 있다. 이들에게는 큰 맘 먹고 실천하는 사랑 나눔이 아니라 일상의 한 부분이다.
더군다나 포항 들꽃마을에서 지내는 30여 명의 생활자들은 모두 법적인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다. 가족이나 친인척이 있지만 사정상 소외된 처지이기에 부랑인 및 사회보장제도 급여 수급조건의 법적·제도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 비록 정부 지원은 받지 못하더라도 뜻 있는 이들의 후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원장 최영배 신부는 ‘받은 사랑을 더 어려운 이웃에게 다시 베풀자’는 취지로 저금통을 마련했다.
생각보다 돈은 꽤 모였다. 보통 6개월마다 저금통을 열면 40~50만 원의 돈이 항상 가득 차 있다. 단체 후원금액으로는 다소 적을 수도 있지만 이들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엄청난 금액이다. 포항 들꽃마을은 모금된 전액을 아프리카 난민 구제기금으로 써달라며 한국 카리타스에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다.
최신부는 “희생과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자 한다”면서 “작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정성이 진정한 그리스도적 사랑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후원 문의 054-262-9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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