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한 노력… 청소년 발길 교회로 돌려
농촌교구 특성상 청소년 신자·봉사자 소수지만
주간 소식지 ‘못자리’(초) ‘두레판’(중·고) 발행
못자리 성경 암송대회·음악피정·고3피정 등
수준 높은 프로그램 운영하며 청소년 이끌어
청소년은 교회의 미래다. 교회 안에서 청소년 활동이 활성화되고 영성화 될수록 교회의 미래는 밝다. 안동교구 사목국 청소년부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청소년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 농촌 지역이라는 교구 특성상 젊은 세대 다수가 도시로 유입되어 활발한 사목을 펼칠만한 인원, 여건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지만, 미래 교회의 주인인 청소년을 교회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동교구 사목국 인원은 사목국장 안상기 신부를 포함해 총 8명. 적은 인원이기에 세분화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업무를 분담하지만, 초·중·고 사목을 맡아 이끌어 가는 것은 5명이다. 사목국 차장 류한빈 신부와 빈첸시아 수녀, 직원 테클라씨가 중·고등부 관련 업무를 맡고, 사목국 차장 손성문 신부와 로사 수녀가 초등부 업무를 전담한다.
초등부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꼽히는 것은 교구 내 초등학생들이 1년 동안 사용할 교리교재를 만드는 것. 상주?문경 등지에서 교사를 모집해 교재 제작팀인 ‘오병이어’를 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초등부 업무 담당인 손신부와 로사 수녀가 교사들을 만나 제작회의를 갖는다. 연초에 발행되는 초등부 교리교재는 영성적 내용으로 가득하면서도 아이들 눈높이에 적절하다는 평. 소수의 인원이 작업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만큼 타교구 교재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담당자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또한 초등부용 소식지인 ‘못자리’를 매주 발간, 아이들이 알아야 할 전례력과 교회소식 등을 담아내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신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는 것도 이들 몫이다. ‘샛별 신앙 잔치’와 ‘못자리 성경 암송 대회’를 격년으로 번갈아가며 진행한다. 샛별 신앙 잔치는 말 그대로 아이들을 위한 ‘잔칫날’이다. 페이스 페인팅, 풍선 아트, 마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와 각 본당별로 준비한 장기자랑으로 하루를 가득 채운다. ‘못자리 성경 암송 대회’는 본당 대표 학생들이 주어진 성경 구절을 영어 연극, 역할극,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발표하는 행사. 효율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성경과 자연스레 친해진다.
초등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손성문 신부는 “본당에서 활동하는 교리교사도, 교구에서 도움을 청할만한 봉사자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교구가 작고 아이들의 수가 적은 만큼 아이들 모두가 하느님 뜻에 맞게 자라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고등부 역시 주간 소식지 ‘두레판’을 발행하는 것을 기본 업무로 다양한 사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년수가 부족하기에 대학생 연합회 등에 중·고등부 담당 사제·수녀가 직접 연락을 취해 봉사자를 수소문하는 것이 행사 준비의 시작이다.
중·고등부 담당 류한빈 신부는 “교구 전체에 노년 인구가 많아 중·고등부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고 염려하면서 “교구 전체가 적극 노력해 수적·영성적 활성화를 동시에 이뤄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고등부가 부족한 만큼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안동교구의 중·고등부 행사는 2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중등부 ‘만남과 나눔’ 피정은 신앙 속에서 친구들과 친교의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주 목적. 거기에 ‘사회교리’와 ‘성지순례’라는 두 핵심 내용을 격년으로 번갈아 가면서 실시한다. 올해 1월에 진행된 피정에서는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가 올초 발표한 사목교서 ‘생명을 선택하십시오’를 주제로 삼아, 생명의 중요성을 상기하고 교구 설정 40주년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여름에 중·고 통합으로 진행되는 ‘음악피정’ 또한 안동교구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지구별로 진행되는 음악피정은, 교통이 불편하다는 점을 감안해 각 지구의 대표 본당에 교구의 중·고 담당자 및 봉사자들이 찾아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다양한 악기를 가르치는 것을 기본으로 음악을 매개로 성경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중·고등부 담당자들이 안동교구의 자랑으로 내세우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은 ‘고3피정-명사에게 듣는다’이다. 높은 점수와 대학만을 강요당하던 학생들에게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적.
농민회 회장, 경력 20년 이상의 동네 빵가게 사장 등 명사를 섭외하는 것도 모두 중·고등부 담당자들의 몫이다. 이 프로그램은 입소문이 퍼져 나가 고3 피정을 준비하는 타교구 본당에서 문의·위탁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류신부는 사목국 내 중·고등부 활동들을 소개하면서 “작은 교구라서, 농촌 교구라서 겪는 어려움이 분명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것으로 학생들을 이끌고 싶지는 않다”면서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이 교회에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사진설명
▲안동교구 사목국은 초등학생들이 성경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격년으로 '못자리 성경 암송 대회'를 진행한다.
▲수능이 끝난 고3학생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그들을 자연스레 교회로 인도하기 위해 안동교구 사목국은 매년 고3 학생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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