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실천에 대한 의식전환 필요”
‘“먹고 남을 만한 식량이 생산되고 있음에도 많은 이웃들이 굶주리고 죽음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는 분배의 문제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겠다고 약속한 우리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한국 카리타스) 위원장 안명옥 주교(마산교구장)는 해외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나눔 실천의 날인 해외원조주일을 맞아 한국 교회 신자들의 사랑 실천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 천주교회가 1992년 해외 원조를 위한 주일을 결정한지 올해로 16년이 됩니다. 처음에는 ‘사회 복지 주일’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나 2004년부터 해외 원조 주일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원조를 받던 입장에서 원조를 하는 입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하고, 이전에 받아온 외국 교회의 도움에 대한 보은의 의미와, 사랑의 이름으로 가진 것을 나누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한국 교회가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주교는 “한국 카리타스는 2009년도 해외 원조 사업의 방향을 ‘세계 식량 위기 개선’으로 정했다”면서 “현재의 식량 위기는 식량 부족보다는 오히려 식량 접근의 어려움과 여러 다른 형태의 투기로부터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교회 사회복지 활동은 보편적 교회의 특성에 따라 세계 각국 교회와 협력하여 국가와 이념, 인종과 피부색을 초월하여 가난한 이들의 진정한 인간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사랑의 실천은 교회 본질의 한 부분이며, 교회의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필수적인 요인입니다.”
안명옥 주교는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 교회의 신자들에게 나눔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기고 어려운 이웃들의 실상을 돌아볼 것을 권고한다.
“세상은 경제의 논리로 움직여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 이면을 살펴보면 보다 큰 질서들도 살아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인간에 대한 존중이며, 물질이 최고의 가치를 갖는 시대에도 인간 소외로 안한 문제들은 지구촌 전체가 풀어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가난한 이들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찾아 누려야할 것들에 관심을 갖고 하루빨리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전 세계적 연대가 필요합니다.”
한국 카리타스는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로부터 해외 원조 사업을 위임받은 후 16년간 84개 나라에 551개 사업, 총 202억의 금액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한국 경제와 한국 교회의 성장 속도에 비교했을 때에 해외 원조주일 헌금의 증가는 실제로 미미한 상황. 안주교는 한국교회 신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인식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주지되어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런 이웃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에 있어서 쓰고 남는 것을 준다는 생각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나한테도 부족하지만 아끼고 줄여서 이웃을 돕는다는 가치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또한 안주교는 “사랑의 실천은 결국 그 나눔으로 인해 나누는 사람에게도 기쁨과 행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거기에 대한 체험을 우리 안에 축적하길 기대한다”며 “하느님을 닮은, 자신을 다른 이들을 위해 내어주는 그 신비로운 힘이 우리 안에 있음을 발견해 내고 실천으로 옮기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하느님께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를 사랑해 주십니다. 다만 그분이 사랑하는 사람이 나 외에도 내 곁에, 내 이웃에, 내 나라에, 또 이 세계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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