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철이 들기 전에 이미 성당에서 노는 것이 최고 안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대문 아현초등학교 시절 하교 길에 서대문성당에 들러서 놀다가 저녁 무렵 어스름할 때에야 영천 형무소 옆에 위치한 집에 들어가면 “너! 어디 갔다 왔어?”하고 어머니께서 호통을 치신다. 그러나 “성당에서 놀다 왔어요”라고 말씀드리면 만사가 오케이다.
그렇게 성당 울타리 안에서 지내는 것이 생활화 되어선지 이제는 아예 본당 사무장으로 생활 하고 있다. 해서 성당에서 놀면 좋은 점 몇 가지를 나름대로 적어본다.
첫째, 하느님께서 항상 지켜보신다. 우리는 하느님나라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성당에서 놀아라. 항상 지켜보시니 항상 함께할 수 있다. 참! 쉽죠?
둘째, 하느님께서 모든 책임을 져 주신다. 하는 일 힘들고 잘 안 되는 듯해도 하느님께서 잘 되게 해주고 책임져 주실 것이다. 그러니 우린 열심히 살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지요. 참! 쉽죠?
셋째, 하느님의 보상은 무한하다. 우리의 작은 것도 크게 응답해 주신다. 그러니 걱정거리가 없어진다. 걱정이 없으면 건강해지죠. 우린 그저 “감사합니다.”라고만 하면 되니 참 쉽죠?
넷째, 하느님의 방법은 간단하다. “예” 또는 “아니오”만 하면 된다. 옳은 일은 예스, 틀린 일은 노우 하면 된다. 참! 쉽죠?
다섯째, 하느님의 말씀이시니 우리는 그 말씀대로 행동만 하면 된다. 우리는 머리를 써서 골치 아프게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지 말고 하느님 말씀을 잘 듣고 따르면 된다. 참! 쉽죠?
그런데 이게 왜 안 된다는 거죠? 누가 안 되게 했을까? 누가 그랬을까?
주님에게 온몸을 봉헌 하면 될 텐데. 주님의 일이 가장 먼저이면 될 텐데. 주님께서 이미 주셨으니 받았다고 생각하고 감사를 먼저 하면 될 텐데. 쉬운 것을 어렵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아닐까? 미쳤다는 소릴 들을지언정 하느님께 미칠 정도로 나 자신을 버리고 정말 미쳐볼 수 있다면…. 하느님께 미쳐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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