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건설은 환경·사회정의 문제
초기 반대 운동의 이유와 과정
1. 초기 골프장 반대 운동과 드러나는 갖가지 불의한 문제들
7년여 동안 지속되어 온 미산 골프장 반대운동의 초기는, 이미 수원교구가 가슴 아파하는 양지의 골프장 내에 위치한 골배마실 성지와 무관하지 않다. 골배마실은 현 골프장 건설 이전에 존재했음에도 골프장 개발이라는 금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내줄 수밖에 없었던 수원교구의 상처를 안고 있고 있다. 그런 와중에 한국 교회의 신자라면 누구나 자부심을 가진 자랑스런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무덤이 자리한 미리내성지 근처에 골프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골배마실로 인해 상처를 안은 교회로서는 적지 않은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 미리내성지는 한국 교회뿐 아니라 한국사적으로도 중요성을 간직한 유일무이한 성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초기부터 성지 근처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였다.
골프장 반대를 주관하던 수원교구의 일부 신부들과 평신도들은 성지 인근에 자리하고자 하는 골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던 중, 우리나라에 건설되는 많은 골프장이 허가 과정 중에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각종 부조리를 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특히 경제적 논리에 의한 정부의 정책과 맞물린 국토의 인위적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거리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된 환경운동과 맞물려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제는 골프장 건설 자체보다도,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와, 환경을 무시한 저돌적인 개발을 위해 정관계가 유착이 되어 불법이 자행되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그로인해 수원교구에서 골프장 반대를 주도하던 신부들은 거대한 자금력을 가진 개발업자가 뒷받침하는 이들 사업의 인허가에 직접 관여할 수가 없어, 모든 것을 NGO 단체인 생명환경연합에 맡겼다.
왜냐하면, 이 골프장이 “환경을 존중하는 경제는 이익의 극대화를 그 유일한 목표로 삼지 않는다. 환경 보호는 오로지 금전적인 손익 계산을 바탕으로 해서는 보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환경은 시장의 힘으로 적절하게 보호하거나 증진시킬 수 없는 재화 가운데 하나이다. 모든 나라, 특히 선진국들은 자연 재화의 사용 방식을 재고할 절박한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재화의 생산과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찾도록 실질적으로 권장하여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 470항)는 교회의 가르침과는 상반되며, 묵인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생명환경연합은 즉시 전국의 환경에 관계된 모든 단체와 연대를 추진하고 본격적인 환경차원의 골프장 반대 운동에 돌입하였다. 그리고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골프장 건설과 인허가에 관한 여러 가지 사항을 조사하는 것은 물론 특히 안성에 작금 급속히 이루어지는 골프장 인허가에 관련한 사항을 검토하고, 미산 골프장의 인허가에 관해 불법적인 것을 계속 지적하였다.
2. 안성 지역의 급속한 골프장 건설과 미산 골프장
초기에 천주교 성지 인근의 골프장 건설 반대라는 주장을 뛰어넘어, 현재 이 운동은 환경 보호와 사회정의실현이라는 교회의 사회복음화 차원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미산 골프장 반대운동을 시작할 때 7개에 불과하던 안성지역 골프장 수가 2008년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이 16개이며, 사업제안서가 제출됐거나 도에서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골프장을 합하면 모두 32개에 이른다. 인구 16만 도시에 32개 골프장이라는 초유의 골프장 난개발로 인해 환경파괴는 물론, 골프장 건설과 관련한 각종 비리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안성지역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골프 공화국 안성시의 문제에 대한 수 십 차례의 언론보도와 지역주민들의 반대운동의 정점에 미산 골프장 반대 운동이 있다. 7년 동안 계속된 시간 속에서 골프장 건설과 관련한 수많은 문제점과, 비리로 얼룩진 골프장 행정의 부당성을 밝혀내, 골프장 건설문제가 환경문제이면서 동시에 사회정의의 문제임을 분명히 하였다. 그리고 미산 골프장 반대운동은 현재 진행 중인 다른 골프장 건설 반대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지어진 골프장들과 앞으로 생길 골프장에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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