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소의 아름다운 우정
팔순 농부와 마흔살 소의 일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지난달 15일 개봉한 이래 10만 관객에게 감동을 전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영화는 30년을 한결같이 함께한 친구이자 동료인 농부와 소를 통해 나이듦과 죽음, 이별을 이야기한다.
경북 봉화에서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 노인의 베스트 프렌드는 마흔살이 된 소다. 소의 수명이 보통 15년인데 반해 이 소는 오래도 살았다. 최노인은 이제는 소리도 희미하게 들리지만 소의 워낭(소 턱 밑에 다는 방울)소리만은 귀신같이 듣는다. 소 역시 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최 노인이 고삐를 잡으면 산 같은 나뭇짐도 마다 않고 나른다.
영화는 최 노인과 살 날이 1년밖에 남지 않은 늙은 소의 우정을 묵묵히 이야기한다. 화끈한 사건은 물론 여느 다큐멘터리들이 내세우는 내레이션도 없다.
평생 최 노인만 바라보며 살아온 늙은 농부의 부인이 풀어놓는 신세 한탄과 지청구가 대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의 꾸밈없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뜨거운 눈물을 선사한다.
한국 다큐멘터리영화 중에는 최초로 제25회 선댄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워낭소리의 10만 관객 돌파는 독립영화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7개관에서 개봉한 영화는 개봉 4주차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전국 47개관으로 확대 개봉해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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