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필요한 사람으로 봉사하고 싶어”
“주위의 만류에 갈등도 겪었지만, 그럴수록 주님은 저를 이 길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점차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예순의 나이는 그다지 많지 않게 여겨진다. 그러나 열아홉 청춘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기에는, 그것도 성악과 입학을 위한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여기 환갑을 앞두고 떳떳이 성악과에 합격하여 새 인생을 시작한 만학도 신분수(임마누엘라·60·대구 삼덕본당)씨가 있다.
신씨는 2009학년도 수시2학기 신입생 모집에서 대구가톨릭대 예술대학 성악과에 최종합격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이같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25년 간 본당 성가대에서 쌓아온 봉사 경력과 신앙적 열정 때문이다.
“81년 영세 후 처음 봉헌한 성탄 밤미사 때였습니다. 2층 성가대석에서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마치 천국에 온 것만 같았습니다.”
그때 받았던 감동을 가슴 깊이 간직해 온 신씨는 이후 용기를 내어 성가대에 입단하게 된다. 음악공부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던 데다가 노래를 잘 부르는 편도 아니었기에 지휘자로부터 줄곧 꾸중을 들었다고. 그럴 수록 더욱 오기가 생겨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고, 더 열심히 기도했다. 이후 신씨는 믿지 않았던 주위 사람들이 영세하고, 한때 중병을 앓았던 딸 아이가 완쾌되어 현재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는 등 기적과 같은 일들을 경험하면서 이 모든 것이 성가를 통한 기도로 얻은 결과임을 깨달았다.
“좀 더 아름다운 소리로 하느님께 찬미드리고 싶었습니다. 마침 지휘자 선생님의 적극적인 권유와 가족들의 응원으로 성악과 지원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대학 등록금 낼 돈으로 차라리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낫지 않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지껏 꾸었던 꿈을 접기에는 하느님의 섭리가 너무도 강하게 느껴집니다. 제 생명이 다할 때까지 교회 안에서 주님께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봉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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