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실천’이 중요하죠”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알고 감사하며 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의정부교구 신앙교육원(원장 강한수) 제1회 졸업미사에서 졸업생 대표로 졸업장을 받은 천철희(라자로· 72)씨는 받은 것을 감사하며 사는 것을 넘어 나눌 줄 아는, 그야말로 예수님의 ‘친구’로서의 삶을 사는 이다.
“3년 전 세례를 받으며 ‘라자로’라는 세례명을 얻었습니다. 예수님의 살아 생전 가장 친한 ‘친구’였던 라자로가 부러워서죠.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살고자 결심한 그날부터 저도 예수님의 친구가 되고 싶었습니다.”
천씨는 현재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성라자로 마을’에서 살고 있다. 중환자실에 있는 나환자들을 위해 대소변 수발도 들고 식사봉사도 하는 등 몸이 불편한 이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요즘에는 자원봉사자들도 많아져 환자들의 식사나 청소 등은 무리없이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세례를 받기 원하는 이들에게 교리를 가르칠 수 있는 봉사자가 없어서 신부님 혼자 많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고 교리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신앙교육원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일단 지원을 했지만 그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나이가 많고 몇 해 전 백내장 수술도 받아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 점도 천씨를 힘들게 했지만 무엇보다 천씨가 머무는 성라자로마을에서 의정부 시내에 위치한 신앙교육원까지의 먼 거리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지하철로 왕복 4시간을 다니면서도 단 한번도 결석은 물론 지각조차 하지 않은 천씨의 열정을 높이 산 신앙교육원장 강한수 신부는 천씨를 제1기 졸업생 대표로 정하기도 했다.
신앙인으로서의 짧은 삶을 살긴 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길을 걷고 있는 천씨에게 신앙에 대해 물었다.
“지식을 얻기 위해 신앙교육원에 다녔지만 신앙은 지식보다는 삶으로 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교리를 기억에 담는 것보다는 내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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