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정성어린 기도 주님께서 들어주신다
골프장 반대집회 참가
오전 미사 후 신부님께서 “오후 1시 20분까지 성당에 모여 미산 골프장 반대 운동에 함께 참여합시다.”며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갈까 말까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일단 그 대열에 끼어 보기로 했다.
‘원천동 성당’이라고 쓰인 전세 버스에 몸을 실은 본당 교우들은 곧 도청 앞에 내렸다. 교구내 각 쁘레시디움 단기의 물결과 신자들, 신부님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 뭉클했다.
노숙(?) 신부님들의 희생
“24일 동안 노숙(?)하신 신부님들께 헛된 수고가 아니었다고 우리 모두 박수를 보냅시다!”는 진행자의 말에 이어지는 함성과 이어지는 구호 선창(先唱). 목이 터져라 함께 외쳤고 묵주기도가 이어졌다.
조금 전 나의 안일한 생각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고, 더구나 성지와는 거리가 조금 떨어진 곳이라 들었기에 교구에서 너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단순한 성지 인근 골프장 반대가 아니라, 간벌 과정에서 드러난 폐목이나 간벌목은 없고 ‘눈감고 아웅’하는 식의 녹지자연도를 낮추기 위한 고목(古木) 벌목행위, 천연 기념물이 버젓이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짓 내용들, 공무원 뇌물 수수, 열거하기조차 싫은 숱한 비리들….
그야말로 억장 터지는 소리들뿐이다. 도지사는 지금이라도 ‘미산 골프장 백지화’ 함이 마땅할 것이다. 영하15도의 엄동설한(嚴冬雪寒)에 비닐만 둘러진 채 밤이면 천정도 없어 별이 보이는 그런 곳에서 24일 동안이나 생활하신 노숙(?)신부님들의 긴 희생과 우리 모두의 물결 같은 기도가 분명히 하느님의 귓전을 울려 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는다.
분명한 사실은 자연은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만든 것이기에 우리 인간의 과도한 탐욕으로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 모두에게 수고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우리는 ‘미산 골프장 백지화’가 실현 될 때까지 오늘도 내일도, 끊임없는 외침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 이 장소에서의 만남이 마지막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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