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머리에 손을 얹으시어 저의 죄를 사하시고 세례를 주셨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저는 참으로 오랜 시간 주님의 곁을 떠나 방황하며 많은 죄를 지었습니다. 언제나 부족했던 저는 몸과 마음으로 주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으며 제멋대로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저에게 세례를 주시며 주님의 말씀을 따르라고 하셨던 말씀은 늘 저를 꾸짖으시는 말씀으로 가슴에 남아 메아리쳤습니다.
이제 때 늦은 후회와 참회의 마음으로 부족한 저를 이 시간을 통하여 다시금 주님께 인도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추기경님께 세례를 받은 저는 너무나도 큰 은혜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늘 게으름을 피우다 이제야 이렇듯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가슴을 치고 후회하며 주님의 뜻에 따르려 나왔습니다.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애를 쓰지만 여전히 부족하기만 한 저는 자주 주님 말씀과 추기경님의 말씀을 잊어버리고 시기와 질투, 겸손하지 못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저를 부디 용서 하소서. 오랜 냉담의 보속을 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그리고 당신처럼 용기와 힘을 얻도록 도와주소서.
독재와 혼란의 시기의 나라를 위하여 늘 시름에 차계시던 당신. 가난과 굶주림, 헐벗은 사람들을 위하여 늘 걱정하시고 돌보셨던 당신. 민주화를 위하여 위정자들을 돌보시고 애태우시던 당신. 우리 시대에 늘 저희 삶의 버팀목이셨던 당신. 그리고 찢어진 내의를 꿰매어 입으시며 당신의 고통쯤이야 아랑곳 하시지 않으신 당신.
이제 그 모든 시름 다 놓으시고 주님의 나라에서, 주님의 품에 안기시어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마지막 가시는 순간까지 “서로 사랑 하여라” 하신 말씀. 저희가 실천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하렵니다. 당신 손을 맞잡았을 때의 그 따스한 온정과 부드러움, 그리고 힘찬 신앙의 그 감동을 기억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주여! 김수환 추기경의 영혼을 받아 주소서. 세상을 떠난 모든 교우들의 영혼이 길이 평안함을 얻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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