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어른을 잃은 슬픔은 김수환 추기경을 아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같은 무게로 다가갔다. 특히 김추기경 선종 직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이 추모사를 발표한데 이어 우리나라 사회 각계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정진석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한국인 전체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장례 미사에 모인 김추기경님의 친족과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힘과 위로에 대한 보증으로서 사도의 축복을 보낸다”고 밝혔다.
한국 주교단은 17일 추모사를 발표, “김추기경은 한국 교회를 오롯이 이끌고 국내외에 드높인 역사적인 인물”이라며 “특히 김추기경은 거센 풍랑을 가르며 헤매는 일 없이 바른 뱃길을 가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던 고마운 별”이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현직 대통령과 각 종단 지도자, 국내외 각계 인사들은 연이어 메시지를 발표하고 고인에 대한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이 나라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고비마다 국가 원로로서 큰 역할을 해오셨던 추기경님을 잃은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라며 “떠나는 순간까지 사랑을 몸소 실천하신 추기경님의 뜻을 받들어 어려울 때 서로 사랑을 나누는 일에 함께 하겠다”는 다짐했다.
에큐메니칼 국제수도회인 프랑스 떼제공동체 원장 알로이스 수사도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와 정 추기경에게 전한 조문을 통해 “떼제 형제들의 오랜 친구였던 김 추기경의 선종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한국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한국 교회와의 깊은 친교가 계속 유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정추기경에게 보낸 조전에서 “고인의 숭고한 정신과 업적은 한국 국민들에게 널리 기억되고, 한국 사회의 정의롭고 조화로운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명동성당은 김 추기경의 유해가 안치된 직후부터 이어진 사회 각계각층의 추모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평소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부담을 주지 않도록 소박하게 장례를 치러달라고 신신당부한 고인의 뜻에 따라 빈소와 장례식장 주변에는 화환 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고인의 주변에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사진설명
▲2월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 후 빈소가 차려진 명동성당을 찾은 주교와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이 추기경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신자들이 명동성당 들머리에 전시된 추기경의 생전 모습을 담은 대형사진 20여 점을 관람하고 있다.
▲수도자들이 명동성당에 안치된 김수환 추기경의 시신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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