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소녀 마리훔. 병든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도맡는다. 학교도 그만뒀다. 논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아빠의 하루 벌이는 100다카. 한국 돈 2천원이다. 그 돈으로 네 식구가 산다. 가난 때문에 동생 둘은 먼 도시로 팔려나가다시피 했다.
가난의 대물림이 예정돼 있던,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던 마리훔 가족에게 희망이 배달됐다. 새 집이다. 한국 신자들의 나눔으로 마리훔은 이제 활짝 웃을 수 있다.
열심히 일해 내 땅을 마련하고 동생들과 함께 사는 게 열여섯 방글라데시 소녀의 소박한 소망이다. 마리훔이, 방글라데시가, 방긋 웃었다.
한국 카리타스(위원장 안명옥 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2월 1일부터 11일까지 방글라데시를 방문, 2004년부터 5년간 방글라데시 카리타스와 함께 전개한 집중지원사업을 평가하고 사업현장을 둘러봤다. 이번 방문에는 한국 카리타스 총무 이창준 신부를 비롯한 한국 카리타스 상임위원과 전문위원 11명이 참가했다.(관련기사 21면)
특히 2월 5일부터 마련된 현장체험에는 박양진(프란치스코·광주대교구 매곡동본당)씨 등 한국 카리타스 후원회원 4명이 동행해 현지 가난한 이들의 실상을 확인하고 교회 해외원조의 필요성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후원회원들이 방글라데시 사업 현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4년 방글라데시를 집중지원국으로 선정한 한국 카리타스는 방글라데시 카리타스를 사업수행기구로 한 ‘빈곤모자가정 주택건축사업’을 통해 2008년 6월까지 총 1245채의 집(미화 43만4608달러)을 빈곤모자가정에 제공했다. 아울러 전체 인구의 10%에 달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장애인 통합지원사업’에는 5년(2004~2008년)간 미화 16만3300달러를 전해 지역사회 장애인 통합교육과 장애인 생계지원, 장애인 자조그룹 지원 등에 사용한 바 있다. 한국 카리타스는 2009년 6월 마무리되는 ‘2008년도 빈곤모자가정 주택건축사업’을 위해 미화 16만1800달러를 지원했으며 현지에서는 200채의 주택이 수혜자에게 제공됐거나 건축 중이다.
이창준 신부는 “방글라데시에서 전개되고 있는 한국 카리타스 지원사업이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음을 사업평가와 체험을 통해 확인하고 후원회원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이 이번 방문의 큰 소득”이라고 전했다.
방글라데시 카리타스 사무총장 베네딕트 알로 드 로자리오 박사는 “우리는 한국 카리타스같은 협력자들과 함께 방글라데시 가난한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가난한 사람 중에서도 더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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