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뉘우치고 변화할 기회 주셔”
▲ 이명박 대통령
추기경님께서는 가톨릭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도자로서 항상 병든 자, 가난한 자, 약한 자와 함께 하셨습니다. ‘네 편’ 아니면 ‘내 편’이라는 이분법이 팽배한 요즘에는 타인을 존중하고 마음을 열고 대화할 것을 가르치셨고, 그러면서도 원칙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추기경님 스스로도 ‘다시 살아보라고 해도 더 잘 할 자신이 없다’고 하실 만큼, 진실로 전력을 다해 살아오셨습니다. 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종으로 삼으신 것이 하느님의 뜻이셨다면, 님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는 것도 뜻이 있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소중한 분을 데려가시면서, 우리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변화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빈손으로 오셨다가 사랑을 남기고 가신 추기경님은 이제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현재에 감사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 것을 바라십니다.
우리 모두 추기경님이 남기고 간 뜻을 받들어 서로 사랑합시다. 추기경님은 우리 곁을 떠나지만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 할 것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정의의 변호사요 평화의 횃불”
▲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김 추기경님께서는 교황님과 교황청과 각별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셨습니다. 또한 언젠가 “‘나는 그저 주님 양떼에게 ’비천한 종’일 뿐”이라고 저에게 하신 말씀과는 달리, 사제요 영적 지도자로서 당신에게 맡겨진 양떼에게는 충실하고도 선견지명을 갖춘 훌륭한 목자셨습니다.
김 추기경님께서는 당신 민족의 영적이고 물적인 안녕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셨던 분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생명과 인권, 민주주의와 자유, 그리고 정의의 충실한 변호자이셨습니다. 당신 민족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셨던 김 추기경님께서는 빛과 희망과 평화의 참된 횃불이셨습니다.
교구장 지위에서 물러나신 후에도 김 추기경님께서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항상 낙천적이고 기쁜 모습을 보여주셨던 참 신앙인이셨습니다. 그러기에 김 추기경님은 당신의 전 생애와 영면을 통해서 당신이 참된 하느님의 사람이셨음을 보여주셨습니다.
교황대사로서 저는 공경하올 김수환 추기경님의 영혼의 평화를 위한 기도 안에서 한국의 모든 가톨릭 공동체와 하나가 되고자 합니다. 주님과 함께 일생을 지내신 그분께서는 주님의 사랑 안에 영원히 머무르실 것입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와 함께 주님께서 추기경님을 영원히 사랑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 서울대교구 사제단 대표 최승룡 신부
“사랑·나눔의 바이러스 널리 전파”
▲ 최승룡 신부
이 기적의 정점은 추기경님께서 돌아가신 직후에 당신의 각막을 기증하신 일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장기 기증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시고도 열 두 광주리가 남았다는 기적 이야기를 우리 모두 잘 압니다. 저 나름대로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빵 5개와 물고기 2마리가 갑자기 ‘펑’하고 터지면서 산처럼 솟아오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먼저 당신 도시락을 옆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어 드셨습니다. 이를 보고 너도나도 옆에 있는 사람들과 자기 음식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모두 배부르게 먹고도 열 두 광주리나 남았습니다.
이렇게 추기경님의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주위 사람들에게 감염되어 기증자와 이에 따른 수혜자가 늘면 5천명이 빛을 보게 되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 마음의 눈이 추기경님의 모범으로 열리게 된다면 이는 더 큰 기적입니다.
미움과 갈등과 욕심의 각막을 벗기고, 사랑과 화해와 희생의 각막을 이식하면 평화와 행복이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