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행은 언제나 가난했다. 재워주고 먹여주는 친구들이 없었다면 아예 출발이 불가능 했던 여행만 했다. 겨우 비행기표와 유레일패스, 자린고비 수준의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도 힘이 들었다』(「길에서 만나다」 중)
『어디에나 사람이 살고 있으며 그들 나름대로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소중히 간직하고 만들며 살고 있다. 여행은 그들과의 만남이다』(「혼돈, 사람과 신들의 나라」 중) 집을 떠나 길 위의 시간에서 삶의 참의미를 찾으려는 이들이 먼 곳에서의 소중한 경험들을 들려준다. 틈틈이 인도로 건너가 「사랑의 선교회」에서 힘없는 이들과 함께 하는 조병준씨 와 4자녀와의 미국횡단으로 「여행」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강인철(시몬·서교동본당)씨. 조씨는 인도와 유럽에서 만난 풍경, 사람, 추억 이야기를 「길에서 만나다」(디자인 하우스/ 196쪽/8500원)는 제목으로 풀어놓았고 강씨는 「혼돈, 사람과 신들의 나라」(수문출판사/ 309쪽/9000원)에서 세계일주 계획의 한 여정인 인도의 풍광을 그린다.
이미 여행기를 통해 일상을 벗어난 그들의 삶을 부러워했던 독자들은 다시금 「떠남」에 대 한 갈망을 느낄 지 모르겠다. 낯선 풍경을 배경으로 한 외로운 존재가 되어 자기 자신을 들여 다보고, 처음 마주하는 이들과 친근해 질 수 있는 기회를 누구나 꿈꾸게 마련이니까. 하지만 안락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일은 몹시 불안한 것.
쳇바퀴 돌 듯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들은 말한다. 「일상은 아름답고 편한 것이지만 동시에 무덤이기도 하다」 「차마 떨치지 못하는 삶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희망을 담보하는 마지막 한 마디. 「삶은 늘 열려 있다」
자신들의 여행이 결코 경제적 여유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고백은 그들의 삶을 보다 진실하게 만들며 우리의 용기를 북돋운다. 그들은 여행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쪼개고 모으며 과감하게 전세금을 빼내기도 한다. 「경제적 여유」가 아닌 「마음의 여유」가 「떠남」을 가능케 함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사회가 될 때 자원봉사, 시민운동, 문화활동이 보다 활발해 질 것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아직 가톨릭신자는 아니지만 영세한다면 세례명을 「마르셀리노」로 하고 싶다는 조병준씨 책의 한 대목.
『내가 길을 떠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순결한 영혼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 집에서는 그 확률이 낮아진다. 먹고 살기 위해서 약아지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영혼같은 건 잠시 잊어야 살 수 있기 때문에. 내 영혼이 먼저 너저분해져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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