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 부끄럽다 부끄럽다며
겹쌓인 나의 죄꺼풀이
심한 아리움으로 풀려나고 있다.
성체에 못박히는 아픔만큼이나
크게 저리는 가슴앓이로 풀려나고 있다.
하찮은 악령조차 물리치지 못한
나의 나약한 힘
칠흑 속에서 온몸이 전율하며
부서져 나가고 있다.
내 어리석음이 이제사
거룩하신 당신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부끄럽다 부끄럽다고
땅 꺼지게 한숨 내돌리는 소리,
밤이 억척스런 무게로 내려앉고 있다.
어느 쯤에나 내 맞이할 수 있을까
당신 하해 같은 사랑
어느 쯤에나 마주할까
당신 평화로운 그 모습
이제껏 당신 소리 한번 똑똑히 새겨 담지못한
빈 가슴엔
뜨거운 눈물만이 넘실대고 있다.
홀가분하게 마음 가다듬고
하늘 우러르면
과연 당신과의 거리는 이제 어느 만큼이나
좁혀지고 있을까
저 하늘엔 내 한 치의 그림자 드리우기나 할지,
부끄러운 내 육신의 살점이
뭉클뭉클 떨어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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