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관심과 애정만 있었다면 절대로 나쁜 길로 빠질 수 없는 아이들이죠. 결국 잘못은 가정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에게 있습니다』
86년부터 소년원(현 고봉 중학교)과 분류심사원에서 봉사자로 일하며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길을 열어주는 데 헌신해 온 김경희(다리아·서울 청담동 본당)씨는 인터뷰 내내 가정의 중요성과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부분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아이들이 범죄를 짓게된다』고 말하는 그는 어른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 커 마음을 돌리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어떤 어른 한 명이 관심을 가져줬다는 걸 기억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경희씨는 일주일의 반 이상을 아이들과 함께 한다. 매주 수, 목요일 법원에서 심사를 받은 후 아이들을 살레시오 나눔의 집으로 보내고 토요일에는 분류 심사원에서 살레시오회 신부, 수사들이 맡고 있는 교화 프로그램 보조와 상담을 한다. 한 달에 한번은 면회 올 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위한 「무의탁 위로잔치」도 연다.
교정사목위원회 최남순 수녀와의 인연으로 차량 봉사를 시작하며 교정 사목에 발을 들여놓은 김씨는 3년간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 후원회장을 맡을 정도로 열심한 봉사를 해왔다. 그는 막내를 출산하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활동하며 소년원 아이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변화되지 않는 아이들을 볼 때는 한계에 부딪쳐 그만두고 싶었죠』 그렇지만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일 때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단다.
한번은 어릴 때부터 70세까지의 인생을 계획하고 그 동안의 인생에서 가장 기뻤을 때와 슬펐을 때를 적는 인생 설계 프로그램을 실시한 적이 있었단다.
그래프에 15살 이하에는 기뻤던 순간이 한번도 없었던 아이, 엄마 아빠에게 매맞지 않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기쁘고 행복하다는 아이, 엄마가 면회온 게 가장 기쁜 아이,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희망을 말해주는 자신의 역할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는 김씨.
『15살 아이들이 얼마나 큰 죄를 지을 수 있겠어요. 기껏해야 배고파서 빵이라도 사먹기 위해 동전 몇 푼을 훔치는 정도가 대부분이죠』
돌아갈 가정이 없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을 운영하고 싶다는 김경희씨는 『여기서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천직(天職)이라면 천직이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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