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 외국 선교사들의 손길이 곳곳에 펼쳐지고 있을 때, 당시 제2대 평양지목구장이었던 요안 에드워드 모리스 몬시뇰(1889∼1987)은 최초의 한국인수도회를 창설할 것을 결심했다.
강완숙(골롬바), 이순희(루갈다) 등 여성순교성인들의 발자취를 볼 때 모리스 몬시뇰은 한국교회의 복음화에 여성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당시 한국에 진출해 있던 미국 메리놀 수녀회 선교사들이 한국문화 이해와 언어소통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인선교사들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것이다. 이같은 요청에 따라 한국 자체에서 수녀회가 탄생하게 됐다. 바로 1932년 6월 27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축일 날 봉헌된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이다.
이로 인해 「우리 민족과 온 인류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하며 봉사하기 위해(회헌 1조)」 창설된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는 외국인 선교사와 함께 이 땅의 복음화 기틀을 다져가기 시작했다.
1930년 평양지목구장으로 선출된 모리스 몬시뇰은 1914년 사제품을 받고 21년 미국 메리놀 외방전교회에 입회했다. 23년 한국선교사로 임명된 모리스 몬시뇰은 평양 영유본당사목을 비롯해 선교사들을 위한 어학원을 세웠다.
또 한국인 성직자와 수도자 성소에 큰 관심을 가졌던 몬시뇰은 양기섭·강영걸 신부, 제5대 평양교구장 홍용호 주교가 사제품을 받고 교구 사제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이뿐 아니라 신학생을 로마와 일본으로 유학보내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과 함께 모리스 몬시뇰은 한국인 수녀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24년 한국으로 진출한 메리놀회 제노베파, 실베스텔, 프란치스카, 장정온 수녀에게 수련을 위탁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지원자 수는 급속히 늘었고, 마침내 1938년 2월 18일 교황청으로부터 수녀원 창립 및 회헌을 인준받게 됐다.
모리스 몬시뇰의 선교열의는 수도회 창설뿐 아니라 34년 월간잡지 「가톨릭연구」 창간으로 이어졌고, 평양지목구 가톨릭운동연맹을 조직해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활성화하고 문맹퇴치, 계몽에 힘썼다. 그가 평양지목구장 몬시뇰로 임명될 때만 해도 9개본당, 65개 공소, 신자수 7천여명이었던 교세가 6년만에 19개 본당 134개 공소, 17738명으로 증가했다.
신사참배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그는 재임 6년만에 지목구장을 사임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그는 59년 7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한국선교사로 재임명돼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지도, 강화·답동본당 보좌를 지냈다.
30년 넘게 해외선교에 힘을 쏟았던 그는 건강악화로 다시 본국으로 돌아갔고 1987년 98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이같은 모리스 몬시뇰과 초창기 메리놀회 수도자들의 열의와 노력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는 한국교회 창설의 자립정신과 순교의 전통을 수도회의 정신으로 이어가고 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의 창립정신은 성 아우구스띠노 규칙과 회헌,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의 사도적 모범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마음을 드높이는 기도정신과 한마음 한뜻으로 가족 공동체를 이루는 공동체 정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는 정도까지 자아를 포기하는 선교정신」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수도자들은 매일 미사와 시간기도, 성체조배, 십자가의 길 등의 기도와 활동, 노동과 휴식, 기쁨과 괴로움을 나누는 공동체 정신을 실현하며 69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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