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엄한 경비속 작업 진행

⊙… 따뜻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버린 3월 30일 금요일 오후. 강한 돌풍에 서있기 조차 힘든 날. 김대건 성인의 수품 장소인 금가항성당이 철거됐다. 포크레인 소리. 망치질과 삽질 소리. 철거물들을 실어 옮기느라 바쁜 트럭 소리…. 공안원들과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속에 진행된 금가항성당 철거 작업은 정오에 시작 저녁 7시경 모든 것이 끝날 정도로 신속하게 처리됐다.

중국신자들 울먹이는 모습들

⊙… 철거를 목격한 부가 매괴당 성당 주임 해건명 신부와 몇몇 중국인 신자들은 철거 작업내내 옆에서 지켜보며 울먹이는 모습들. 금가항성당 신자인 주용해(朱湧海·64)씨는 책을 보고 있다가 성당이 어떻게 됐나 궁금해 와보니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더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 43년간 교사를 지냈다는 주씨는 상해문물보호관리소에도 성당 보전 신청을 해봤으나 이마저 효과가 없었다며 이 신청이 받아들여졌더라면 철거 시기를 상당기간 늦출 수가 있을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우리가 앞장서자”

⊙… 31일 오후 5시 상해 군왕당 성당에서 봉헌된 상해한인공동체 미사에서 김광우 신부는 강론을 통해 금가항성당 철거 소식을 전하자 신자들은 하나같이 안타까운 표정들. 이제승(시몬) 상해한인공동체 전 회장은 『이제부터는 김대건 성인 동상이나 기념비 건립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며 『상해에 살고 있는 우리가 솔선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당부했다. 김아가다 씨는 미사후 새성당 건립성금으로 4000원(한화 60여만원)을 즉석에서 봉헌하기도.

금가항에 대한 관심 증폭

⊙… 본보에 금가항성당 관련 기사가 이어지자 신자들의 관심도 이에 비례해 증폭. 『가톨릭신문을 통해 금가항성당과 김대건 성인과의 관계를 알게됐다』며 『빠르고 정확한 보도에 노력하는 가톨릭신문에 감사드린다』는 격려의 전화가 연일 본사에 쇄도. 서울 강서구 송윤섭(모이세)씨는 본사에 『「금가항성당 철거」의 기사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는 내용의 편지와 자신이 참례한 금가항성당에서의 미사 봉헌 장면 사진을 보내오기도. 송씨는 편지에서 『그때 중국인 신자들과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주님의 영광이 여기에」라는 마음은 일치했다』고 술회.

대들보 등 당묘교 성당으로 이동

⊙… 금가항성당의 구조물 중 한국대표단이 「보전」을 희망한 대들보 등은 당묘교 성당으로 이전됐다. 역사적 사실을 조사키 위해 보전된 이러한 구조물들은 조사후 새 성당에도 이용될 수 있을 듯. 새 성당 건립을 담당할 이준충(李俊忠) 서가회 주교좌 성당 부주임은 김정신 교수 일행과의 만남에서 한국교회의 적극적 협조를 당부하며 『새로 짓는 금가항성당은 현대식 건물로 짓고 싶다』고 밝혔다.

■ 성당 철거까지(연보)

△1997년경 : 상해시 도시개발계획 확정. 중국신자들 추정

△1997년 후반 : 도시개발 본격 착수. 금가항성당 주위에 법원 청사 등 현대식 빌딩 들어서기 시작

△2000년 상반기 : 상해교구장 김로현 주교 「철거 철회」탄원서 상해시 정부에 제출

△2001. 2. 4 : 3월에 금가항성당 철거 소식 본보에 보도

△3. 6 : 본보 보도후 상해시 인민정부 상해한인공동체에 한국대표단 구성 제안 △3. 18 한국대표단 구성

△3. 24 교회건축 관련 전문가와 교회사 전문가, 본보 기자 등이 상해로 들어감

△3. 25 : 금가항성당에서의 마지막 미사 봉헌

△3. 30 성당 철거

△3.31 : 상해한인공동체 미사서 철거 소식 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