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올해 안으로 아시아 지역을 방문한다. 지난해 주교대의원회의(주교시노드) 아시아 특별총회의 후속 문헌을 발표하기 위해서이다. 대개 시노드가 끝난 후 1년 남짓 후에 해당 지역을 방문해온 예로 보아 올 5월경이 아닐까 추정됐으나 현재 가능한 방문 일정은 9월부터 11월경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후속 문헌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교황의 건강 문제를 고려해 날씨가 뜨거운 시기를 피해야 하기 때문에 7, 8월 여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어느 정도 날씨가 외유에 적당하고 후속 문헌도 완성되는 9월부터 대희년 준비가 막바지인 12월 전인 11월까지 기간에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교황은 아시아의 어느 지역을 방문할 것인가? 현재 홍콩, 베트남, 마닐라 등이 가장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여러 사람들이 추정하고 있으나 실제로 교황청에서 확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지역은 전혀 없다. 시노드 기간 중에 실시한 교황의 후속 문헌 발표지 투표에서는 서울도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미 두 차례 방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교회는 교황 일정 중 한국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답은 없었다.
2천년 대희년 등 이러저러한 의미를 생각할 때 교황의 방문지로서 예루살렘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현재 중동 지역의 정세, 이스라엘과의 관계, 예루살렘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교황 방문은 올해 안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반면 대희년인 내년에는 가능할 수도 있어 보인다. 교황 방문지로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논의됐던 곳 중 하나가 홍콩이다.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인류 복음화에 대한 논의 자체가 미완성인 만큼 중국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관심은 각별하다. 그렇다고 중국 본토 방문 가능성은 아직 요원하다.
따라서 중국의 일부분인 홍콩 방문의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특별구로 간주되는 홍콩의 외교 문제도 중앙 정부의 책임이지만 적어도 본토 방문보다는 여건에 따라서 실현될 가능성이 그보다는 높다. 하지만 여기에도 여전히 중국 중앙 정부와의 관계가 관건이다. 「북경」은 여전히 교황청과의 외교 관계 수립에 대해 대만과의 외교 관계 단절과 교황청이 종교 문제를 포함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무엇보다 대만과의 관계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베트남도 교황 방문지로 꽤 거론이 되는 곳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교황청과 베트남간의 외교 관계 수립을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어 실현 가능성도 다른 어느 지역보다 높아 보인다. 특히 3월 15일부터 19일까지 교황청 외무차장 첼레스티노 밀리오레 몬시뇰이 이끄는 대표단이 하노이를 방문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이 방문은 정례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베트남 교회가 공식적으로 교황을 초청한 이후 외교관계 논의가 구체화될 자리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하노이 폴 팜 딘 추기경도 "이번에는 일이 성사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 방문을 고대하고 있는 베트남교회는 이번 모임에서 외교관계 수립에 대한 긍정적인 성과가 있을 경우 모든 베트남 국민들이 원하는 교황의 베트남 방문이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외에도 중국 못지 않은 인구에 아시아권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인도의 봄베이나 아시아의 유일한 가톨릭 국가 필리핀의 마닐라 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의미 면에서 그리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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