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가톨릭 교회와 교황청은 최근 네덜란드 의회가 안락사를 합법화하고 12세 청소년에게도 안락사 선택권을 부여하는 입법안이 발의된 데 대해 심각한 우려와 반대의 뜻을 전했다.
네덜란드 주교회의 의장 아드리아누스 시모니스 추기경은 8월 11일 바티칸 라디오를 통해 『우리는 결코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단호한 반대의 뜻을 표시하고 주교회의는 이에 반대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이 통과될 때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최초로 안락사가 합법화된 나라로 기록된다.
교황청 생명연구원 부원장인 엘리오 그레씨아 주교는 바티칸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대부분의 경우, 고통 때문에 죽고 싶다는 어른들도 사실은 그저 고통 가운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벵크 코르탈스 법무장관과 엘스 보르스트 보건장관이 마련한 이번 법안은 지난 94년 5월 마련된 「안락사 규정」을 법률로 제정하려는 것으로 네덜란드에서는 이 규정에 따라 매년 사망자의 3%(3600여명)가 안락사를 택한 바 있다.
이 법안은 내년 의회에 제출되며 의회 구성을 볼 때 통과가 확실시된다. 특히 이 법안은 일정 기준 충족시 12세 아동의 안락사 요구도 인정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법안은 안락사, 혹은 의사의 도움을 받는 자살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환자의 자발적이고 공개적인 안락사 요구 ▲환자의 치유가 불가능하고 고통이 극심할 것 ▲치료수단을 모두 동원했을 것 ▲차선책을 시도했을 것 ▲안락사가 매우 신중하게 시행될 것 등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16∼18세는 독자적으로, 12∼15세는 부모 동의가 있을 경우 안락사를 택할 수 있으며, 부모 중 한 사람이 반대하면 담당의사가 최종결정을 내린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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