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1000년 동안 교회의 가장 큰 오점은 그리스도인들의 분열이라며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고 강조하고 『2000년 대희년을 눈앞에 두고 가톨릭 교회는 자녀들의 과오에 대해 용서를 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9월 1일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알현에서 전세계 8000여명의 순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이 말하고 2000년 대희년은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 좋은 기회』라며 『지금까지 모든 인류, 특히 그리스도인들을 갈라놓고 있는 모든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그러나 『교회가 그 자녀들의 역사적 과오에 대해 인정하는 것은 당시의 문화적 환경 등을 고려한,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역사적 판단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와 관련해 『교회는 역사적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나 시대에 대한 편견을 배제해야 한다며 『일체의 이념이나 선입견에서 벗어나 끈기있고 정직한 과학적 조사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따라서 『진지한 역사적 탐구에 의해 자녀들의 과오가 발견된다면 교회는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용서를 청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며 『이같은 용서의 청원은 「잘못된 겸손」도 아니며 교회가 2000년 동안 쌓아온 공로를 간과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교황은 과거와 현재의 과오들, 곧 『그리스도인들의 분열, 진리에 대한 봉사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사용한 것이나 인간의 기본권 침해 상황에 대한 식별에 소홀했던 점』 등에 대해 지적했다.
■ 교황 ‘용서 청원’에 담긴 뜻
“교회는 진리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새 천년기 맞는 교회쇄신 의지 천명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0년 대희년 3월 8일 재의 수요일에 전세계 인류를 향해 지난 시대 교회의 자녀들이 행한 과오에 대해 용서를 청원한다.
교황은 지난 1994년 봄 전세계 추기경들이 모인 자리에서 2000년 대희년을 위한 준비로 교회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진지한 양심성찰을 요청했다.
일부는 교회의 이러한 행동이 「신앙의 적을」에게 교회를 공격할 또다른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고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이러한 양심 성찰의 의미를 깨닫지 못할 수 있으며 제도로서의 교회가 약화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교황은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결코 진리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양심의 성찰 없이 현대 사회의 온갖 도전에 대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교황이 그해에 발표한 교서 「제삼천년기」에서 이같은 생각을 그대로 나태내고 있다.
『교회는 자기 자녀들이 참회를 통하여 과거의과오와 불충한 사례들, 항구치 못한 자세와 구태의연한 행동에서부터 자신을 정화하도록 격려하지 않고는 새로운 천년기의 문턱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제삼천년기 33항)
교황은 이러한 양심의 성찰을 위해 대희년 준비위원회 안에 「역사-신학위원회」를 두고 세가지 중요한 문제, 즉 반유대주의, 속칭 「종교재판」과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의 적용 문제를 연구하도록 했다.
위워노히는 첫 번째 주제인 반유대주의와 관련해 지난 1997년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이듬해 10월말에는 종교재판에 대해 국제회의를개최했다. 그리고 2000년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현대 교회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인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과 그 적용에 대해 검토하는 회의를 개최한다.
이 심포지엄의 결과를 바탕으로 교황은 2000년 3월 8일 참회의 시기인 재의 수요일에 맞춰 전세계 모든 인류를 향해 거룩하게 용서를 청원할 예정이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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