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오는 12월 24일 자정 성탄 전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되는 대희년 개막 행사에서 전통적인 방식 대신 성문을 손으로 밀어 열어 대희년을 선포하게 된다.
성문 개막은 희년의 시작을 알리는 전통적인 예식으로 원래는 은망치로 성문을 세 번 두드리게 돼 있으나 이 은망치가 별도의 상징적 가치를 지니지는 않는 것으로 간주돼 교황의 이번 성문 개막식에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1983년 희년 선포때 성문의 봉인을 개방하기 위해 전례에 망치를 사용했으나 전례학자들이 이러한 전통에 아무런 중요한 의미가 없는 것으로 간주해 이번에 교황은 망치의 사용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교황은 성탄 전야 자정 미사에 앞서 성 베드로 대성당 문에 도착해 루가 복음서를 읽고 이사야서의 한 구절을 읽은 후 성문을 열고 몇 분 동안 기도를 바친 뒤 성당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예식은 최근의 대륙별 시노드들을 연상시키는 다채로운 예식으로 거행될 것으로 보인다 .
예컨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여성들이 문을 꽃과 향기로 장식하고 아프리카 신자들은 코끼리 상아로 만든 호른을 불고 유럽과 아메리카인들은 제단까지 이어지는 촛불 행렬을 벌인다. 마지막으로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 교황이 희년을 알리는 특별 선포가 마련된다.
현재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은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천으로 가려져 있다. 성탄 12일전에 성탄 전야 전례를 총감독하는 피에로 마리니 몬시뇰이 현장을 방문해 지난 1984년부터 세워져 있던 벽을 헐어낸다. 12월 2일 현재 교황청은 이미 4만명에 달하는 신자들로부터 대희년 개막 행사 참석 신청을 받아 둔 상태이나 수용 인원이 1만명밖에 안돼 신청자 중에서 별도의 선정 작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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