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1월 6일 인도 뉴델리에서 지난해 4월과 5월 로마에서 열린 주교대의원회의 아시아 특별총회를 총 결산하는 후속문헌을 발표했다.
지난해 주교대의원회의 옵서버로 참석한 바 있으며 이번 발표 현장에도 참석했던 한홍순 교수로부터 이번 문헌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 11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인도의 뉴델리에서 발표한 교황 권고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는 가위 『삼천년대의 아시아 복음화 대헌장』이라고 할 만한 중요한 문헌이다. 이 문헌은 1988년 4월 18일부터 5월 14일까지 바티칸에서 개최된 아시아 특별 주교 시노드(대의원회의)가 교황에게 제출한 건의안에 대한 응답으로 나온 것으로 삼천년대의 아시아 교회의 결정적인 생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이 문헌은 51개 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서론, 7개 장 및 결론으로 짜여 있다.
서론(1~4항)
교황은 서론에서 『첫번 째 천년기에는 십자가가 유럽 땅에 세워졌고 두 번째 천년기에는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땅에 세워졌던 것처럼 그리스도교의 세 번째 천년기에는 이 광활하고 활기찬 대륙에서 크나큰 신앙의 수확이 거둬질 것』(1항)이라는 확신을 피력하면서, 새로운 천년대의 새로운 복음화를 준비하기 위한 대륙 차원의 주교 시노드의 일환으로 개최됐던 아시아 특별 주교 시노드의 의의를 설명한다.
즉, 교황은 이 문헌의 원천인 아시아 주교 시노드는 친교와 주교 단체성의 독특한 체험이요, 그리스도교와 초기의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뿌리가 아시아에 있음을 상기하며, 아시아의 종교 전통들과 문명들을 인정하고, 주님께서 아시아 교회를 위해 해오신 바를 거행하는 것이었음은 물론 회심에의 부르심이기도 했다고 지적한다. 아시아 주교 시노드는 무엇보다도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님께 대한 열렬한 신앙의 확인과 고백이었으며 쇄신된 선교 투신이었다(4항).
제1장 아시아의 상황(5~9항)
제1장에서는 시노드의 의안(Instrumentum Laboris)에서 사용한 방법론과 시노드 교부들의 희망에 맞춰 아시아 상황의 분석부터 다룬다.
시노드 교부들은 아시아에서 교회의 사명은 두가지 요인, 즉 한편으로는 교회의 자기 이해와 다른 한편으로는 아시아의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문화적, 경제적 현실의 제약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시노드에서는 아시아 상황이 자세히 다루어졌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시아는 지구상의 가장 큰 대륙으로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포용하고 있으며 세계 주요 종교의 요람이다. 교회는 이 전통들을 매우 존경하며 이들을 신봉하는 사람들과의 진지한 대화를 추구한다. 아시아인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문화적 가치들에 긍지를 갖고 있고 아시아인의 품성은 대립과 대결이 아니라 보완과 조화에 있으며 『이러한 보완과 조화의 틀 안에서 교회는 자신의 전통과 아시아인의 심성에 충실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6항). 아시아는 경제적 번영과 빈곤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강화되고 있는 물질주의와 세속주의, 이민, 관광, 미디어와 연예산업, 착취와 억압 등은 아시아의 문화와 종교 심성, 가정과 사회 전체를 위협하며 교회와 복음 선포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
아시아는 민주국가에서 신권정치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정부가 존재한다. 군사독재와 무신론적 이데올로기가 강력한 세력을 떨치고 있는가 하면 몇몇 나라에서는 소수 종교집단에 대한 차별이 극심하고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박해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1장은 또한 초대 교회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아시아 교회의 역사를 일별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교회는 여러 지역에서 아시아 밖에서 온 종교로 여겨지고 때로는 사람들의 의식속에 식민 세력으로 연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공의회 이후 선교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싹터 교회의 구성원 각자의 선교사명이 일깨워지게돼 아시아에서 『그리스도인 생활의 새로운 봄』(제삼천년기, 18항)에 대한 커다란 희망이 싹트게 됐다.
이러한 희망의 하나의 유력한 근거는 보다 나은 교육을 받고 열성적이며 성령으로 충만하여 자신의 고유한 소명을 날로 더욱 의식하는 평신도들이다. 교황은 여기서 아시아의 성인들과 순교자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들이 보여준 모범은 『복음화의 위대한 수단』(9항)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황은 예수님께서 태어나시고 그리스도교가 시작된 아시아에서 복음화의 새롭고 유망한 지평이 펼쳐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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