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20세기 들어 신앙과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해 생명을 바친 20세기 신앙의 증인(새 순교자)을 기념하고 선포하기 위한 예식이 5월 7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집전으로 거행된다.
교황은 이날 로마시대 원형극장으로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증거하고 희생된 증거의 현장인 콜로세움에서 특별 예식을 거행하고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그리스도교 순교자들 일부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교황청은 당초 이들의 명단을 연말경 총집대성해 문헌으로 발간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작업이 완결이 아니라 시작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목록을 만들어 발표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교회에서 앞으로 계속해서 신앙의 증인들을 공표할 가능성이 남겨지게 됐다. 특히 이날 예식에서 발표되는 신앙의 증인은 가톨릭 뿐만 아니라 개신교, 정교회, 성공회 등 모든 그리스도교 종파를 총망라함으로써 교회 일치의 정신을 담고 있기도 하다.
관계자들은 이날 선포식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 알도 모로 전 이탈리아 총리, 오스카 로메로 엘살바도르 대주교 등의 이름이 언명되고 이들이 인류의 평화와 인권 수호를 위해 이룩한 업적을 치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발표될 신앙의 증인에는 비폭력 흑인 민권 운동가로 6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68년 암살당한 킹 목사를 비롯해 78년 테러 단체인 붉은 여단에 의해 납치됐다 살해된 이탈리아 모로 총리, 인권 운동가 겸 해방 신학자로 우파에 의해 암살된 로메로 대주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순교자 선정이 유력시되는 인물은 나치 치하 수용소에서 숨진 루터교의 폴 슈나이더 목사, 역시 나치 희생자인 이그나시 제즈 폴란드 주교, 동구 공산 전체주의 정권 아래서 30년 이상 감옥에서 강제노역을 했던 알바니아 예수교의 앤돈 룰리 수사 등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수용소에서 숨진 성공회 신도, 중국에서 박해에 희생된 가톨릭교도 마르게리타 추, 아프리카에서는 나병환자를 돌보다 숨진 W.G.R. 조캠 선교사 등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선포식의 절정은 8가지로 분류된 신앙의 증거 목록의 낭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 새순교자위원회가 전세계 지역교회에 요청해 수합한 신앙의 증인은 모두 1만2천여명에 달하는데 한국교회도 6.25전쟁 희생자들을 중심으로 가톨릭과 성공회 등의 명단을 교황청으로 보낸 바 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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