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외신종합】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80회 생일을 맞아 5월 18일 8천여명의 사제와 250명의 주교, 80명의 추기경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축하미사가 거행됐다.
교황은 성직자들의 대희년이기도 한 이날 미사 강론에서 앓고 있거나 외로운 사제들, 또는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전세계 사제들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고 기도 중에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다리오 카스리욘 호요스 추기경은 로마의 성직자들을 대표해 교황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호요스 추기경은 교황을 『세계 여행을 하고 수많은 문화 속의 사람들을 만나도 지치지 않는 운동선수』에 비유하고 좋지 않은 건강과 노구에도 불구하고 활력을 잃지 않는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이날 미사 후 하객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고 대형 생일 케이크도 잘랐다. 또 저녁에는 바티칸내 네르비홀에서 길버트 레빈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곡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관람했다.
교황은 이날 음악회 지휘자로 특별히 가톨릭과 유다인들의 관계 회복을 염두에 두고 브루클린 태생의 유다인 지휘자인 레빈을 직접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사에는 로마에서 교황청 성직자성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2000여명의 사제들이 함께 참석했고 그밖에도 수천여명의 사제들이 바티칸을 방문했다.
특히 5월 16일 이들 사제들은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로마 티베르강 14개 역을 따라 촛불 행진을 벌였고 체코 공산주의 정권 하에서 12년 동안의 수감 생활을 한 한 사제의 체험을 듣기도 했다.
이어 수백명의 사제들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묵주의 기도를 바쳤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자신의 숙소 창문에 나타났다.
성직자들의 대희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제들은 교황청 국무원장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 교황청 주교성 장관 루카스 모레이라 네베스 추기경, 성직자성 장관 다리오 카스리욘 호요스 추기경 등을 만나거나 강연을 들었다.
교황은 미사에서 모든 사제들이 자신의 신앙에 대해 모범적인 증거를 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순교를 할 마음의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80회 생일인 이날 교황청 신문들은 교황의 감사 인사 등에 대해 많은 분량의 지면을 할애했다.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는 5월 18일자 신문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에후드 바락, 미쉘 고르바초프, 코피 아난, 레흐 바웬사, 호스니 무바라크 등 국제적인 인물들의 교황 축하 인사를 실었다.
교황은 또 동방교회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로부터 축하 전문을 받았고 러시아 정교회 모스크바 총대주교의 축하 인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교황의 고국인 폴란드에서는 교황의 80회 생일을 기념하는 배너와 콘서트를 거리 곳곳에 걸었다. 고향인 바도비체의 시장 거리에는 『교황 성하, 100세까지 장수하시기를 빕니다』『교황님을 사랑합니다』등의 글이 적힌 배너가 걸렸고 야외 음악회가 열려 전국에 생중계됐다.
각종 신문과 TV 방송국이 교황의 생일 축하 방송과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한편 현재 수감 중으로 마지막 판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르완다의 미사고 주교도 감옥에서 교황의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르완다 기콩고로의 어거스틴 미사고 주교는 현재 대학살 모의 혐의로 수감돼 재판을 받았으며 최종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미사고 주교는 르완다 주교 교황 대사를 만나 교황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지난 5월 10일 미사고 주교에게 개인적으로 전문을 보내 주교의 무죄를 적극 지지했다. 한편 19일에는 교황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전세계 173개국과 국제기구 대사들이 교황을 알현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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