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북한 방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민족 화해와 일치의 새로운 장이 열린데 이어 교황청이 6월 17일 남북한으로부터 교황 방북 요청을 받았다고 공식 확인함에 따라 평화의 사도로서 교황의 방북이 크게 기대되고 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바티칸 주재 배양일 대사가 교황청 국무원 외무부장 장 루이 토랑 대주교에게 남북한 정부 당국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대사는 가톨릭 통신사인 미국 CNS와 6월 19일 가진 인터뷰에서 17일 토랑 대주교와 외무차장 첼레스티노 밀리오레 몬시뇰을 만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남북 양측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배대사는 『(교황 방북은)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교황청의 주요한 외교 담당자들인 두 사람이 분명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밀리오레 몬시뇰은 특히 지난 95년부터 4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해 북한 정부 관리들과 회담을 갖고 북한에 교황의 식량 지원금을 전달한 바 있는 북한 전문가이다.
교황의 북한 방문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은 물론 전세계의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보도되자 교회 각계에서는 실현 가능성 여부와는 별도로 깊은 관심과 함께 침묵의 교회 복음화를 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기도운동 등을 벌여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함흥교구장 서리 이동호 아바스는 『교황 성하의 방북이 반드시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모든 신자들이 교황 성하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뜨겁고 열렬하게 기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 방북 가능성에 대해서 교황청의 공식적인 언급은 없는 상태로 조심스러운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가톨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방북 성사 예상은 아직 이르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강주교는 또 19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북한의 유일한 성당인 장충성당은 신자만 있지 사제가 없다고 지적하고 『교황의 사목방문은 관할 교구장이 현지에서 교황을 맞는 것이 관례』라며 따라서 교황 방북이 성사된다면 『정진석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가 평양에 가서 교황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서도 교황 방북 가능성은 여러 갈래로 점쳐지고 있다. 일간지 「일 메사제로(Il Messaggero)」는 18일자에서 교황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초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 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라 레푸블리카(La Reppublica)」는 교황이 북한보다는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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