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스바 3,14∼17 (주께서 너를 보고 기뻐 더덩실 춤을 추시리라)
제2독서 필립 4,4∼7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복 음 루가 3,10∼18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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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의 주제는 기쁨입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며 구원의 날이 가까이 왔기 때문에 기 뻐하는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 그 무거운 십자가를 우리가 용기있게 짊어지는 것도 부활이라는 엄청난 기쁨을 미리 맛보기 때문입니다.
대림절은 통회와 보속의 시기이면서 동시에 큰 기쁨의 시기입니다.
1독서에서는 구원의 은혜에 기뻐하는 인간의 모습과 그리고 인 간을 지켜보시는 하느님의 기쁨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여기서 기뻐 하는 것은 원수를 쫓아 주셨기 때문에 기뻐하는 것이며 또한 그 하 느님께서 항상 우리 안에 계시어 구원해 주시니 기뻐하는 것입니다. 이 내용이 바로 우리 각 사람에게도 그대로 해당 됩니다.
우리의 원수는 누굽니까. 우리는 우리 힘으로 원수를 물리칠 수 없습니다. 번번이 원수 앞에서 무릎 꿇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원수를 주님께서 꺾어 주십니다. 오실 그분께서 쫓아 주 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 탄생하시고 우리 곁으로 찾아오신 그분께서 우리를 새롭게 지켜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그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2독서에서도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기뻐 하라고 바오로 사도가 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쁘니까 너그러운 마음을 모두에게 보이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기쁘 다면 기쁘다는 표시가 우리에게서 나와야 합니다. 기쁘면 누구에게 나 너그러운 마음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대림 3주일은 우 리의 너그러움이 요청되는 주일입니다.
복음에서는 회개의 표시로서 가진 것을 서로 나누라고 요한이 외치고 있습니다. 기쁘면 나누게 됩니다. 그리고 나누는 것이 바로 회개의 표시이며 또한 주님을 영접할 수 있는 최상의 준비입니다. 세상에 나눌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습니다. 한 사람도 없습 니다. 만일 그 누구도 나누기를 거부한다면 그는 인간이기를 거부하 는 것입니다.
오늘은 특히 자선주일입니다. 기쁜 날이기 때문에 이웃에게 자선 을 베풀라고 교회가 정한 날입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는 우리 가 자선을 받는 날입니다. 우리가 자선을 베푼다고 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그것을 모두 되돌려 받게 됩니다. 그래서 자선은 여러 사람 을 풍요롭게 합니다. 주는 사람도 풍요롭고 받는 사람도 풍요롭습니 다. 주님이 풍요롭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에 오실 때 비천한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가난하고 외롭고 병들고 슬퍼하는 사람들 곁에 평생을 머물러 계셨 습니다. 그분의 이웃은 밑바닥 인생들이었으며 밑바닥 인생들의 이 웃은 예수님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잘나고 똑똑하고 가진 것이 많았 던 자들은 그래서 예수님을 무시했습니다. 업신여겼습니다. 예수님 이 밑바닥에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잘나고 똑똑하고 있는 사람들하고만 사귀면 오시는 주님 을 만나지 못합니다. 그분은 그쪽으로 오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 어도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을 통해서 주님은 오십니다. 그러면 그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란 도대체 누굽니까. 그것은 붙잡을 것이란 오 직 주님밖에 없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천국을 차지합니다. 예수님을 차지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불우한 이웃들이 많습니다. 우리에게 손을 내미 는 주님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그들을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언젠가 본당에서 불우 이웃을 위해서 2차 헌금을 할 때 한 사목회 임원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본당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말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막말로 기가 찼습니다.
세상에 나눌 수 없을 만큼 가난한 본당은 없습니다. 한 군데도 없습니다. 만일에 그 교회가 나누기를 거부한다면 망치로 부숴야 합 니다. 무너뜨려야 합니다. 도대체 그리스도를 배척하는 그들이 그 안에서 무슨 짓거리를 하겠습니까. 최후심판에서 우리가 갈라지는 기준도 어떻게 나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마태25,31∼46참조).
예수께서는 재물을 하늘에 쌓으라고 하셨습니다(마태6,7∼21참 조). 땅에 쌓으면 좀먹거나 녹슬어서 못쓰게 되며 또 도둑이 훔쳐간 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하늘에 쌓는 것입니까. 그 것은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에게 나누고 베푸는 것입니다. 없는 사람 을 돌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만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됩니다. 땅 에 쌓은 것은 아무리 쌓아도 내 것이 아닙니다. 하늘에 쌓은 것만이 비로소 진정한 내 것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기쁘기 때문 에 나누고 또한 지난 1년 동안 잘못 산 것이 많기 때문에 회개의 표시로 나누도록 합시다. 그리고 나눌 때 자기 것으로 채워지는 풍 요로움을 얻게 되며 또한 바로 그 나눔 안에 주님께서 탄생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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