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이사 61,1∼2a.10∼11 (주님을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다)
제2독서 Ⅰ데살 5,16∼24 (주께서 다시 오시는 날까지 여러분의 심령 과 영혼과 육체를 하느님께서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
복 음 요한 1,6∼8.19∼28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 한 분이 당신들 가운데 서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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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성서의 주제는 '기쁨'입니다.
해마다 교회는 사순절과 대림절이라는 전례시기 안에서 회개를 선포하며 백성들로 하여금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갖도록 합니다. 왜 냐하면 그 길만이 주님을 만나는 유일한 길이요 또한 그 길만이 주 님의 부활을 자신의 부활로 체험하는 올바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 러나 그렇다고 교회가 통회 속에서 항상 울고만 지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사순 제 4주일과 대림 제 3주일은 오히려 기쁨을 묵상하며 대축일을 준비하게 합니다.
"야훼를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고달픈 처지에서도 주님을 생각하면 온 몸에 힘이 생기고 기쁨이 솟구칩니다. 1독서에서 외치는 내용이 바로 그 것입니다. 가난하고 억눌린 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 줄 메시아가 오시니 하느님께 감사와 기쁨의 찬미가를 드리는 것입니다. 고달픈 이들에게 주님보다 더 기쁨을 줄 자가 세상 천지에 누가 있겠습니까?
특히 믿음을 가진 우리들은 누구보다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용기를 잃어서는 안되며 혹 자기 죄로 인생 이 크게 실패했다 해도 생명이 살아 있다면 그는 주님 안에서 희망 이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하느님 사랑의 한복판에 있기 때문입니 다. 그래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기뻐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 한 분 이 당신들 가운데 서 계십니다."하고 외쳤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 다.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주님은 늘 우리 가운데 분명히 서 계십니 다. 따뜻한 아버지로서 사랑과 자비를 가지고 서 계시며, 강한 주님 으로서 지혜와 힘을 가지고 서 계십니다. 그래서 그 사실을 믿는 사 람하고 믿지 않는 사람하고는 은총의 차이가 다르게 됩니다.
같은 업종에서 서로 장사를 하는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아주 대조적이었습니다. 한쪽은 식구도 많고 병자도 있으 며 늙으신 부모도 모시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바람 잘 날이 없는 사 람입니다. 그런데도 그 친구는 항상 싱글벙글이었습니다. "뭐가 그 렇게 좋으냐?"하고 물으면 그는 늘 같은 대답을 합니다. "예수님이 함께 계시니 좋지요." 저는 그 친구의 기쁨을 바라보면서 제 자신을 반성할 때가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은 식구도 적고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 늘 짜증이요 불평과 불만이 많았습니다. 장사가 잘 되는데도 부 부간에 화목하지가 않으며 술만 마셨다 하면 집안에 난리가 납니다. "도대체 무엇이 불만이냐?"하고 물으면 그 친구도 똑같은 대답을 합 니다. "세상이 뜻대로 안됩니다." 맞는 말입니다. 주님이 함께 동행 하심을 모르니 세상이 뜻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삭막하고 고달픕니 다. 평생 슬프게 방황하게 됩니다.
오늘 둘째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항상 기뻐하라고 외치고 있 습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을 통해서 하느님께서 보여 주시는 뜻이라 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기쁘게 살지 못 하느냐? 그리고 왜 많은 사람들이 감사를 드리지 못하고 불평 속에 서 사느냐?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기도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없는 인생은 사막에 오아시스가 없는 인생입니다. 하느님께 자기를 열고 대화하지 않는 인생은 뜨거운 여름에 겨울옷 입고 땀을 흘리는 사람과도 같습니다. 기도가 없으면 세상을 거꾸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특히 '자선주일'입니다.
참 사랑은 받는 것보다 베푸는 데에 있습니다. 세상에 남에게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 받지 않아도 될 완전한 부자도 없습니다. 그런데 신앙 안에서는 그 렇습니다. 베푸는 사람은 늘 채워지게 되고 자기 것이라고 늘 움켜 만 쥐는 사람은 항상 부족하여 불안하게 됩니다. 나누지 못하는 사 람, 이 사람들은 재물이라는 감옥에 갇힌 자들입니다. 억만금을 가 지고 있어도 그는 묶여진 존재입니다.
참 기쁨은 베푸는 데 있습니다. 남을 기쁘게 해 보십시오. 그러 면 여러분이 비로소 기쁠 것입니다. 없는 자들에게 나눠 주고 불쌍 한 사람들을 찾아 보십시오. 참 기쁨이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특히 기도를 해 보십시오. 하느님을 통해서 느끼는 기쁨과 그리고 무한한 감사가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해 줄 것입니다.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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