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이사 40,1∼5.9∼11 (주의 길을 내어라)
제2독서 Ⅱ베드 3,8∼14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복 음 마르 1,1∼8 (주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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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성서의 주제는 '회개'입니다.
우리는 대림절이라는 전례의 시기 안에서 오실 주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평생 기다리고 맞이해야 할 분이지만 그래도 교회 에서는 특별한 시기를 정해 놓고 어떤 의식 안에서 뿐만 아니라 실 제적으로 우리의 삶과 가슴 안에 그분이 오시기를 고대하고 있습니 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그분을 모실 수 있는 최상의 준비가 되겠는가 하는 것이 오늘 말씀의 내용입니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회개입니다. 세상 천지를 다 둘러봐도 주 님을 찾아서 만날 수 있는 길은 자신의 회개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개선할 때 주님은 비로소 그 인생 안에 오십니다. 그 래서 우리는 보다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님을 기다리며 준비해야 합니다.
"야훼께서 오신다. 사막에 길을 내어라."
이 말씀은 유대백성이 바빌론에서 귀양살이하며 고생할 때 이제 하느님께서 찾아 주시어 해방의 날을 맞게 되리니 그분이 오실 길을 닦아야 한다는 이사야 예언자의 기쁨과 희망에 찬 목소리입니다. 그 리고 길을 닦으라는 말씀은 다시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에 담겨서 오 늘 복음에서도 울리고 있습니다.
회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에 술로 인해서 많은 죄를 지었습니다. 나이 들어 서도 여전했습니다. 고해성사도 수없이 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술 로 인해 짓는 죄, 술을 끊지 않고는 다른 죄를 끊을 수가 없었습니 다. 그런데 그 술을 끊기까지는 3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너무도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은총이었습니다. 어떤 자매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필요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하는 여자였습니다. 그러니까 거짓말도 많이 합니다. 물론 고의적으로 하 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는 결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말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남을 속이면서 허풍을 떨고 거짓말을 합니다. 여자가 그랬습니다. 아주 죽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묘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성탄 면접을 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마침 교무금 책정을 하는데 그 여자가 미리 죽는 소리를 했습니다. 그 의도는 어떻게 해서든지 적게 내 보자는 심사였습니다. 그때 제가 그랬습니다. 자매님은 왜 늘 거짓말 속에서만 살려고 하느냐, 교무금은 다 안 내도 좋으니 수 입의 십분의 일이 도대체 얼마인지 정직하게 말해 보라고 했습니다. 그 여자가 얼굴이 파래지더니 자기가 고집하던 금액을 열 배로 늘려 서 책정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필요없는 거짓말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하는 얘기지만, 천주교 신자들은 하느님께 봉헌 하는 것에 너무도 인색합니다. 벌벌 떱니다. 개신교 신자들은 십분 의 일을 안 내면 죽는 줄 아는데 천주교 신자들은 거꾸로 십분의 일 을 내면 죽는 줄 압니다. 내지도 않는 사람들이 불평은 도맡아서 하 며 그러면서도 점잖게 영성체하는 것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줄을 모릅니다.
성서를 많이 알고 있고 교리에 상식이 아무리 밝다 해도 그가 진정 자신의 삶 안에서 주님의 뜻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는 위선자 요 죄인입니다. 그래서 열심하다는 자들과 성직자 또는 수도자들이 회개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아는 것은 똑똑합니다. 그러면서도 듣 지를 못하고 보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회개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 입니다.
오늘은 특히 인권주일입니다.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라는 오랜 표어는 진정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 리 사회에는 사람 밑에 사람이 있으며 사람 위에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 밑에 있는 사람을 밟고 있으면서도 자신 이 죄인인 줄을 모르고 오히려 떳떳하고 양심 바른 체 합니다. 특히 교회 안에서도 그런 일이 없는지 각별히 살펴봐야 합니다.
주님은 진정 회개를 원하십니다. 그분이 오시는 길을 닦는 최고 의 길은 자신의 삶을 개선하여 올바르게 사는 것입니다. 이제 성탄 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새벽 찬송은 분명히 회개한 영혼 안에 메아리칠 것이며 바로 거기에서 아기 예수님은 놀 라운 은총으로 탄생하실 것입니다.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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