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중 미사에서 하느님과 만나는 과정도 엇비슷하다. 비록 정확히 청신-오신-송신의 3단 구성은 아니지만 그 내용으로는 미사의 시작부분부터 삼위일체 하느님의 공동체 안에서의 임재를 청하는 언행을 필두로 대영광송과 끝영광송, 감사송과 거룩하시다 등을 통해서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하고 그분께 영광을 드리는 내용의 언행을 행함으로써 마치 청신(請神), 오신(娛神)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보여주고 있는 것인데 그러한 모습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은 바로 두번에 걸쳐 행하는 성령기원(epiclesis consecrationis) 부분이다.
온통 상징으로 이루어져 있는 첫번째 성령기원 부분은 비록 시작하는 말들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아버지께 기도드리되 그리스도에 의한 구원을 기념하고 성령의 작용을 청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요컨대 에피끌레시스를 통해서 거룩한 변화를 청하는 첫부분은 성부와 성자의 영이신 성령의 작용, 그래서 삼위일체 하느님의 일이 성령의 힘을 통해서 가시화되는 역사를 체험하게 한다. 두번째 성령기원 부분은 성부께서 일치의 원천이신 성령을 보내시어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들과의 친교 그리고 그리스도인들 상호 간의 친교를 이룩해 주시기를 청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비록 교중 미사 중에 주례자가 취하는 다양한 몸짓들이 그리스도교적인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원래 무용(舞蹈)형태였던 것으로 보는 이들의 견해를 무시하지 않는다면 무용(舞蹈)의 기원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마찬가지의 청신-오신의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⑤ 공동체의식의 고양
진오귀굿의 사자(使者)거리에서나 뒷풀이로 제주(祭主)와 가족 그리고 굿장에 모인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벌이는 난장판에서의 춤이야말로 굿을 굿다웁게 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부분을 이룬다. 마을 사람들이 굿장에서 같이 만나는 가운데 그 굿이 진전되는 거리에서나 굿이 마쳐질 즈음에 벌어지는 난장판을 통해서 참석자 모두가 "난장판의 해방감, 열중, 도취, 황홀, 감동(몰입과 정화)"을 공동체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 물론 일상적인 공동체적 집합 생활을 정화된 시.공 안에서까지도 지속시키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동체 의식은 특히 굿의 거리들 중에서나 굿을 마친 다음 참석자 모두가 공양물을 대동음복(大同飮福)함으로써 더욱 고양된다. 교중 미사 중 평화의 인사를 한 후 성체를 나누는 동작도 마찬가지의 상징행위이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유다교의 상징체계와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분배를 준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동으로서 조각으로 나누어져 모든 사람들에게 분배되는 단 하나의 빵을 먹음으로써 하나의 밥상동지가 존재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었는데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의 의미를 드러낸다 (1고린 10, 16-17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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