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등박문의 암살 결심, 그의 동지들과 하얼빈의 거사를 도모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의 숨 막히는 순간순간들, 이등박문의 죽음 이후 진행되는 재판과정과 죽음을 앞둔 인간으로서의 고뇌….
애국지사 안중근 의사(도마)의 의로운 생애를 그린 연극, 「대한국인 안중근」이 10월 30일 막을 올렸다.
11월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 「대한국인 안중근」(극본=김의경 연출=표재순)은 서울 시립극단이 건국 50돌 기념으로 제작한 특별공연.
김수환 추기경 신낙균문화관광부장관 등이 첫 회 공연에 참석하는 등 교회내외에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김갑수(안중근역) 장민호(이등박문역) 박정자(조마리아역)씨 등 A급 연기자들의 탁월한 연기로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28개 장면으로 구분, 한 인간으로서의 청년 안중근을 조명한 이번 연극은 그의 생애가 지니고 있는 국가 사회적 의미, 종교적 의미, 평화사상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또한 안중근이 자신의 저작 「동양평화론」의 집필을 위해 시간적 여유를 조건으로 일제 재판에 동의했으나 무리하게 형을 집행했던 일본인들의 비인도적 처사 등이 부각되면서 테러리스트가 아닌 정치사상가로서의 모습이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
서울 시립극단 예술 감독을 맡고 있는 작가 김의경씨는 역사 소재를 다룬 서사극 작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 『신앙인 교육가 혁명가 정치사상가로서 안중근의 실상을 묘사하는데 주력했다』고 작가의 변을 밝힌다.
배세영 신부(파리외방전교회)가 사제 신분으로 직접 홍석구 신부역을 맡는 등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번 연극에서 안중근역의 김갑수씨는 「거사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의 안중근 의사의 심적 고뇌를 표현해 보고자 애썼다」고 전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와 한국 연극협회가 후원한 「대한국인 안중근」은 국제한국연구원장 최서면씨가 감수를 맡았고 김영동씨가 음악을, 그리고 김벌래씨가 음향효과를 맡는 등 스테프들도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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