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일을 하는 제자들
나환자들의 성자인 다미안 신부가 나환자 수용소 몰로카이섬에 처음 도착했을 때 그곳은 지옥과 같은 곳이었다. 매일같이 욕설과 싸움이 그칠 줄 몰랐고 비관에 빠져 자살하는 사람도 많았다. 다미안 신부가 그들에게 다가가려 했으나 말도 붙일 수가 없었다.
나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려는 다미안 신부에게 "하느님 사랑 좋아하시네! 하느님이 있다면 우리가 나병에 걸리게 내버려두고, 썩은 채로 죽어가게 하겠어? 만약 하느님이 있다해도 그런 하느님은 못믿겠어. 하느님이 사랑이다 뭐다 하는 것은 건강한 당신같은 사람이나 하는 잠꼬대 같은 소리야…"하며 빈정거렸다.
그럴 때마다 다미안 신부는 "오 주여! 나로 하여금 문둥병 환자가 되게 하소서. 그래서 이들이 마음을 열고 하느님 사랑을 깨우치게 하소서!"하며 간절히 기도드렸다. 결국 다미안 신부는 자신의 기도대로 나병에 걸려 손바닥이 썩어들어갔다.
그 때 그는 "나도 너희와 같은 나병환자다. 비록 육체는 썩어가지만 마음에는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가 있다. 나를 따라 하느님을 믿어라"고 외쳤다. 다미안 신부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했다. 드디어 지옥같은 몰로카이 수용소는 믿음과 평화의 공동체가 되어갔다.
희생과 사랑 그리고 봉사 다미안 신부는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훌륭한 삶을 살다 나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온 세계는 다미안 신부의 희생과 사랑, 그리고 봉사정신을 오늘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선택하여 파견하신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당신의 능력을 나누어주신다. 제자들의 파견은 예수님의 일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예수님이 뽑으신 제자들
그런데 예수님이 뽑으신 제자들의 명단을 보면 결코 인간적인 능력이나 재능이 많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인간적인 약점도 많고 무능하고 둔한 사람도 있었다. 세속적인 기준, 즉 좋은 학벌, 명석한 두뇌, 훌륭한 가문 등으로 제자를 뽑으신 것이 아니었다.
12사도의 선별 기준 예수님이 제자들을 뽑으신 기준은 예수님께 대한 헌신적인 사랑이었다고 생각된다. 얼마나 예수님을 사랑하고, 순수하게 그 말씀을 받아들이냐가 중요한 기준이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축복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일이었다. 마치 빵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제자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그것은 자칫 자신을 내세우는 꼴이 되기 쉽다. 자신이 철저히 도구됨을 인정할 때 가장 훌륭한 제자가 될 수 있다.
제자들의 복음선포
부활 후 제자들의 복음선포는 예수님의 선포와 같은 것이다. "하늘 나라가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는 예수님의 선포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선포한 제자들도 내용상 같은 의미이다. 그런데 이 선포는 심판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선포를 받아들이냐의 여부에 따라 구원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음 선포는 종말론적이나 또한 뉘우침과 회개의 기회이기도 하다. 특별히 제자들의 기적행위는 복음선포의 징표와 증거로 사용되었다.
세례받은 우리가 해야 할 일 세례를 받은 우리도 모두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다.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분명하다. 삶의 현장에서 주님의 일을 해야하고 주님을 증거해야 한다. 물론 우리의 힘으로써가 아니라 예수님의 능력으로 할 수 있다.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나누어주셨던 당신의 능력을 우리에게도 똑같이 주신다. 우리가 겸손되이 청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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