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저는 한 회사에 30년간 근무하다 지난 연말 명예퇴직했습니다. 그런데 회사측은 제가 1977년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했다가 다시 재입사했다며 재입사한 시점에서부터의 근속기간(20년)만을 기초로 해서 퇴직금을 계산해주었습니다. 결국 저는 1977년 이전에 10년간의 기간에 대한 퇴직금은 받지 못했습니다.

애초 제가 처음 회사에 입사할 때는 고용직으로 채용됐다가 1977년에 사무직으로 승급을 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회사가 사무처리상 필요하다고 해 제출했던 것에 불과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이나 후에 제 업무내용이나 근무장소가 변동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 제가 사직서를 제출하기 전 10년간의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받을 순 없습니까?

<봉천동 김제노>

【답】 IMF로 인한 경제사정의 악화로 명예퇴직자가 늘어나면서 형제님과 같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먼저 근로기준법을 살펴보면, 회사는 계속근로연수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하는 직원들에게 퇴직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 의무가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34조).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직장에서 퇴직금에 관한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계속근로연수」라고 하는 것은 회사와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그 근로계약이 끝날 때까지를 의미합니다. 만약 근로자가 사표를 제출해 임의로 퇴직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 때를 기준으로 「계속근로연수」를 계산하게 됩니다.

따라서 문의하신 경우 재직 중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인 1977년에 종전의 근로관계는 끝나게 되고 이 때를 기준으로 퇴직금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 후 재입사를 했다면 그때부터 다시 새로운 계속근로연수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형제님과 같은 경우 다니던 회사에 퇴직할 의사를 가지고 사표를 제출한 것이 아니라 단지 당시 종사하고 계셨던 고용직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무직 직급으로 일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고, 퇴직 이전과 이후의 업무내용이 별다른 변동이 없다고 하면 계속근로연수는 1977년의 퇴직 및 재입사의 사무처리에도 불구하고 단절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81. 9. 8. 선고 80다3263호 판결)

따라서 형제님의 경우는 10년의 근속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만을 기준으로 삼은 회사의 계산방식이 회사 사무처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보이므로 10년간의 근속기간을 포함해 퇴직금을 다시 계산할 것을 청구하실 수 있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도재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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