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스스로가 자신의 목숨을 끊는 행위를 말합니다. 자살의 원인이나 형태는 무척 다양하며 지금의 세상에서는 안락사라는 새로운 형태의 자살을 원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199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발표하신 좥생명의 복음(Evangelium Vitae)좦이란 회칙 서한은 인간의 생명이 가진 가치와 침해될 수 없는 존엄성에 대한 금세기의 문제들과 질문들을 정리하여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지침서입니다. 이 회칙에 의하면 자살은 타살과 마찬가지로 절대로 받아들여 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이는 심리적, 문화적 또한 사회적인 조건에 의해서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닌 생명에 대해 폭력을 가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을 거부하고, 세상에 살면서 이루어나가야 할 살아있는 사람만이 가지는 의무를 거부하는 자살은 이처럼 개인적으로는 자신에게 죄를 짓는 것뿐 아니라 공동체의 차원에서 볼 때에도 해악이라는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입장에서는 자살이 창조주의 의지를 거스르는 것입니다. 창조주는 지혜서의 표현에 의하면 삶과 죽음에 대해 힘을 행사할 수 있는 분인 것입니다(16, 13).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들은 도움을 받아 이루어지는 자살입니다. 이는 어떤 다른 사람이 자살을 결심한 사람의 의지를 같이 공유하면서 그의 자살을 돕는 행위입니다. 특별히 현대에 자행되고 있는, 회생이 불가능한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살을 의학적인 형태로 도와주는 안락사는 교회의 눈에서 보면 죽음을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살이며, 죽게 도와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타살인 것입니다. 설혹 병으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청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의 판단을 교회는 내리고 있습니다.
죽음의 위안길에는 사람이 살고 싶고 또한 잘 살고 싶은 의지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자살하려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들에 대해 인간적인 연대감으로 삶을 같이 나누려는 자세와 함께 사회적인 차원에서 서로가 서로를 믿으며 인격적인 관계를 서로 나눌 수 있을 때, 더 나아가 사랑의 가치를 체험하게 도와줄 수 있을 때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는 것이 교회의 생각입니다. 사실 자살은 많은 경우 인생에서 더 이상 다른 이에게로부터 바라는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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