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단체장을 맡고있는 A자매는 B자매에게 영 못마땅하다. 왜냐하면 B자매는 단체에 전혀 도움이 되지않고 말썽과 분열만 일으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A자매는 열심히 기도했다. 좬주님,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도 B자매를 이사가게 하시거나 스스로 우리 단체에서 나가도록 섭리하여 주옵소서좭 정말 기도의 효력(?)인지 얼마 안 있어 B자매는 멀리 이사를 가게 되었다. A자매는 이제는 우리 단체가 정말 문제가 없겠구나 하면서 흡족했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전혀 생각지 못하던 C자매가 더 큰 골치덩이가 되었다. 그러자 A자매는 다시 주님께 기도를 드렸다.
좬주님, B자매가 가면서 새끼를 치고 갔습니다. 우리 공동체를 위해서 C자매도 없애주십시오좭 그러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좬A야, 그러지 말고 네가 나가거라, 그러면 아무 문제가 없을테니…좭 물론 우스갯 소리이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그러면서도 다른이를 쉽게 판단하고 단죄를 한다. 사실은 자신안에 더 큰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자신의 약점은 관대하고 이웃의 약점에는 용서가 없을 때가 많다.
세가지 비유의 가르침
오늘 복음은 하늘나라를 가라지, 겨자씨, 누룩 등 세가지의 비유로 설명하고 있다. 예수님은 밀밭에 가라지가 많이 생겨도 당장뽑지 말고 추수때까지 인내하고 기다리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의 배경은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꼭 로마의 탄압에 시달리며 메시아를 기다리던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순수한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따라서 그들은 죄인들을 제거해야만 흠없는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오히려 죄인들과 어울리고 그들을 위해 봉사함으로써 많은 유다인들의 비난과 공격을 당하게 되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가르침은 하느님의 다스림이 이미 시작하였고, 마지막 심판때는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판단은 완전치 못하고 오로지 추수하시는 분인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강조하신 것이었다. 따라서 인간은 모든 것을 하느님께 신뢰하고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도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설명한 것이다. 아주 작은 씨앗인 겨자씨가 자라 커다란 나무가 되고, 작은 누룩이 밀가루를 부풀려 큰 빵을 만드는것에 하느님의 나라를 비유하셨다. 하느님의 다스림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큰 결과를 낸다는 확신의 말씀이었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하잘 것 없고 작게 보여도 엄청난 성공과 열매가 결국 이루어진다는 약속의 말씀이다. 그래서 하늘나라는 신비이다. 이루시고 완성하시는 분은 인간이 아니고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판단하시는 분은 오직 주님뿐
인간이 극복하기 어려운 심성중에 하나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마음이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생각과 판단은 가장 바르다고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다른사람을 마음대로 판단하고 단죄하기까지 한다. 가정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다른이의 단점을 자기마음대로 고치려고 한다. 마치 가라지를 뽑아 깨끗한 밭을 만드려는 유혹이다. 그러나 세상의 어느곳에도 선과 악은 공존하고 있다. 사회에도 가정에도 내 마음속에도 항상 공존하고 있다. 거부할수 없는 진리이다. 바꾸어 생각하면 다른사람의 판단에는 내 자신도 쓸모없는 가라지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기적이고 편협한 눈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안에서 모든 것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온전히 밀과 가라지를 구분하시는 분은 바로 주님뿐이라는 겸손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우리의 판단과 결정이 얼마나 잘못되고 실수를 했는지는 우리 자신이 살아오면서 잘 경험하고 있다.
가족이나 형제가 못마땅하고 받아들이기 힘든점이 있더라도 단죄하지 않고 참고 기다리면서 이해하고 용서 하려는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이웃안에 가라지를 뽑고 싶은 유혹이 들 때 우리 자신을 먼저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는 습관을 지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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