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들이 탄가루에 묻힌 채 잠든 폐광촌 '고한'. 희망마저 묻혀버린 듯한 이곳 학생들의 마음에도 문학의 향기가 스며들었다.
1월 21일 오후 5시 원주교구 고한본당 (주임=안승길신부)이 마련한 '학생 문학의 밤'.
고한본당 학생뿐 아니라 인근 황지, 장성, 사북, 함백 등에서도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중고생 200여명이 모여들자 신자수 70여명인 작은 성당이 오랜만에 북적댔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 상계동본당 복사단 15명도 함께 했다. 무엇보다 반가운 손님은 고한지역 비신자 청소년들.
축제의 막이 오르고 '한우리 한기쁨'이라는 주제가 선명한 무대를 배경으로 다양한 발표가 이어졌다. 사물놀이, 춤, 연극, 중창과 콩트, 언제 배웠는지 수화까지 공연됐다. 부족했지만 가식없는 순수함이 먼저 다가왔고 실수 또한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긴장을 풀어주며 또 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안승길신부는 "열악한 지역환경에서 꿈을 잃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정서함양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행사"라고 말하고 "이렇다 할 문화공간이 없는 지역 실정에 비춰 당연히 교회가 앞장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신자 70여명에 주일봉헌금 9만여원. 안승길신부 혼자서 주일이면 신자들을 실어나르고 사무장에 식복사 노릇까지 하는 형편이지만 청소년들을 향한 사랑과 투자에는 끝이 없다. 지난 한해 2박3일간 통일캠프를 가졌고, 피정, 하계연수, 체육대회, 성교육, 음악캠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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