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단은 원래 제사를 봉헌하는 어떤 장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단은 하느님께서 나타나시는 신현의 상징적인 기념물로 구약성서의 여러 부분에서 하느님을 만난 기념으로 만들어놓은 것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참조 창세 12, 7: 26, 25).
더 나아가 제단은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장소로 이해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출애굽 24, 6). 그러나 신약에 와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스스로 사제이시면서 어린 양이시고 더 나아가 제단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참조 요한묵시록 8, 3).
이런 영성은 제단을 거룩하게 여기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크게 두가지의 의미를 가르칩니다. 첫째로 제단 위에서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때까지 계속 봉헌될 빠스카 신비가 이루어지는 장소라는 것입니다.
이 빠스카 신비는 오직 제단을 통해서만 영구히 예수님에 대한 기념으로 봉헌될 것입니다. 두번째로 이 제단에 신자들이 모여 와서 같이 하느님께 대한 감사의 예물을 봉헌하고 또한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면서 교회를 이루는 장소입니다.
바로 이런 두가지 이유로 교회의 여러 영성가들은 제단을 단순히 그리스도의 신비가 이루어지는 장소의 개념으로만 이해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인격 자체로 이해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귀한 제단을 두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성스러운 장소인 만큼 제단의 형태와 세우는데 있어 교회가 규정한 법을 지키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전례헌장 128항).
교회는 제단의 형태가 어디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있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제단에 성석을 모셔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제단에도 등급이 있어서 그 제단에서 미사를 드리면 전대사를 얻는 곳도 있습니다. 교황님만이 미사를 드릴 수 있는 제단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외적인 규정을 넘어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단이 가지는 영성적인 의미일 것입니다.
이는 진정으로 그곳에서 참답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경신례를 드릴 수가 있으며,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인격이며, 올바르게 제단에서 이루어지는 예식에 참례할때 우리가 거룩함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제단에서 이루어지는 경신례에 부끄럽게 참례하지 않도록 우리 자신을 늘 살피는 일입니다. 또한 같이 경신례에 참례하는 사람들과 하느님의 백성이 되도록 실천적으로 노력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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