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그리스어로 Ekklesia라고 하는데 이는 집회라는 뜻도 있지만 집회가 이루어지는 장소나 건물을 부차적으로 의미하기도 합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사도들과 함께 가장 뛰어나게 신앙의 힘으로 지어진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서 기도를 바쳤습니다.
그러나 유다인들과의 마찰로 성찬례는 가정을 돌면서 이룰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박해가 끝나자 집회가 이루어지는 장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도미니쿰(주님의 집), 바실리카 (왕의 궁전), 마르티리온(신앙고해소), 메모리아(주님의 기념의 집) 등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여러 단어를 통해 초대 교회는 성전의 의미를 이해하였습니다.
지금의 성전축복 예식서는 그리스도께서 새로운 계약의 참되고 완전한 성전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유는 거룩한 백성 자체가 교회이며, 이 교회는 살아있는 돌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즉 그리스도는 이 건물의 모퉁이 돌이 되시고 세례로 다시 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이 성전 안에 깃드는 사람은 영원한 그리스도의 생명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교회는 이런 거룩한 성전을 경신례의 장소로 이해하면서 동시에 몇가지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즉 장소인 교회는 그의 존엄성과 가지는 권리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존엄성의 차이란 대성전, 총대주교좌, 수좌, 관구장좌, 교구장좌, 본당, 수도회 성당, 경당 등으로 나누어지는 것으로 그 성전을 교회에서 맡긴 직무상의 신분으로 인하여 생기는 차이입니다. 권리의 차이란 모교회와 아들교회의 차이로 예를들어 초대 교회에서의 예루살렘 교회는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초대 교회의 어머니 역할을 했고, 그 뒤 로마의 라떼라노성당은 전 세계 교회의 어머니 교회로서의 중요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인위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준성사에 해당하는 봉헌(축복) 예식을 통해서 모든 성전은 거룩한 장소가 되고 그곳에 모여와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거룩해진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성전의 중요성을 알고 의미를 가지고 신앙생활을 할때 교회의 신비를 조금 더 알게 되고 다른 장소와 다를 것 없는 땅위에 지어진 건물이 벌써 그 자체로 거룩하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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