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년의 문화-사회적인 차원은 매우 「신학적」이고 「그리스도론적」인 「모습」을 띤다.
「오늘」 육화된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중점을 둔 희년은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께 특별한 양식으로 봉헌된 시간」(제삼천년기 12항)이다.
하느님께서는 영원한 당신의 아들을 통하여 인간 역사 안으로 내려오시어 인간 역사를 죄에서 풀어주시고 구원의 역사로 고양시키셨다. 그러나 희년이 바로 이같은 신학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희년을 기념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세상에서 절대적인 주권을 갖고 계시다는 것을 확언하는 「종교」 행위(구약성서)이며, 이를 통해 희년을 「주님의 은총의 해」라는 특히 영적인 수준(신약성서)으로 고양시킬 수 있는 것이다.
구약시대에 칠년째가 되는 해마다 지켜야 했던 「안식년」에는 땅을 놀리고 노예들을 풀어주었다(출애 23, 10~11 레위 25, 1~28 신명 15, 1~6 참조). 나중에는 오십년마다 돌아오는 「희년」(레위 25, 1~28)으로 「안식년」의 규정들을 확대시켰다.
안식년과 희년은 둘 다 「거룩한 해」이다. 왜냐하면 이들을 원하신 것은 주님(JHWH)이셨고, 따라서 주님의 이름으로 실행되었기 때문이다. 『오십년이 되는 이 해를 너희는 거룩한 해로 정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지킬 해이다. 저마다 제 소유지를 찾아 자기 지파에게로 돌아가야 한다』(신명 25, 10).
『희년은 재산을 잃고 인격적 자유마저 상실한 가정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이스라엘 자녀들 사이에 평등성을 회복시키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 전통의 기초들은 엄격히 신학적인 것이고, 특히 창조 신학 및 하느님의 섭리 신학과 연계되어 있다』(제삼천년기 13항). 희년은 명백히 「신학적」인 기반 위에서 일반적인 「사회 자유」를 제시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고대 희년의 규정들은 현실적이기보다는 이상적인 목표로 남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느님의 섭리라는 면에서 생각하면 옛 규정들은 미래의 메시아에 의해 실현되고, 이어서 교회에 의해 발전될 충만한 해방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교황께서는 『이 규정들 안에 포함된 법률적 규범을 토대로 하여 일종의 「사회교리」가 나타나기에 이른 것입니다』(제삼천년기 13항)라고 덧붙이신다. 이 사회교리는 신약성서와 더불어 심화되고 더욱 명료하게 발전되었다.
그러기에 교황께서 희년이 지닌 사회적 차원에 대해 강조하신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실 대희년은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희년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대희년은 여느 다른 희년과는 다르며 그보다 의미가 더욱 클 것』(제삼천년기 16항)이다.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교리 역시 오랜 전통 안에 뿌리박고 있다. 『언제나 교회 가르침의 한 부분을 이루었던 사회교리, 각별히 회칙 「새로운 사태」 이래 지난 세기에 훌륭하게 발전된 교회의 사회교리는 이 희년의 전통 위에 뿌리박고 있다』(제삼천년기 13항).
우리는 희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지 2천년째가 되는 해를 기념하는데 중점을 둔 대희년에 우리는 그분의 신비 전체를 찬미하게 될 것이다. 곧 하느님의 차원과 인간적 차원, 그리고 신학적이면서 동시에 인간학적이고 우주적인 차원 속에서 체험된 그분의 모든 신비를 찬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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