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일을 하는 청소부가 있었다. 그 사람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마치 자기 집 마당을 치우듯 항상 열심히 일을 했다. 성실하게 궂은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늘 미소를 머금은 채 땀을 흘리며 일하는 그의 거리는 항상 깨끗했다.
어느날 지나가던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참 행복해 보이십니다. 이런 어렵고 궂은일에 만족하십니까?』 그 청소부는 대답했다.
『전에는 내 일에 대해서 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늘 불만이었지요.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또 믿고 난 후에는 달라졌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삶은 그대로 이지만 저의 생각과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하는 청소일이 더러운 지구의 한 구석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생각하니 제 일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예수님의 질문과 베드로의 고백
예수님의 설교와 기적 등을 경험하고도 사람들은 예수님이 누구인지에 대해 바르게 파악하지 못했다. 마침내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고 합니까?…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마태16,13-15) 오늘 복음은 「예수가 누구인가?」를 묻고 있다. 예수님의 질문은 제자들의 생각을 아는 것보다 자신의 신비에 다다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제자들의 대답에서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수를 예언자로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예수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언자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명예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를 이스라엘이 고백하던 메시아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베드로는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 이십니다.』 라고 고백한다. 이것은 예수야 말로 살아계신 참 하느님이라는 놀라운 고백이다.
그런데 이 베드로의 고백 뒤에는 인간의 지혜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관하신다. 다만 인간은 하느님의 계시를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고백에 이어 그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새로운 사명을 부여하신다. 베드로는 이제부터 교회의 반석이 된다. 이 공동체는 예수님이 세운 구원의 새로운 공동체가 된다. 마태오 복음에서만 나오는 교회라는 단어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즉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에 대한 믿음을 가진 자들의 공동체이다. 그리스도와 교회는 뗄 수 없는 연관성을 지니게된다.
또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주신 하느님 나라의 열쇠란 사도들의 거룩한 교도권을 의미한다. 즉 지상에서 예수님의 구원사업을 계속할 교회를 가르치고 책임지는 권한을 의미한다.
당신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에게 하신 『당신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라는 질문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하신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에 바로 우리 신앙인의 가장 핵심적인 삶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예수를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는 세례성사를 받을 때, 또한 매주일 미사때 신앙고백에서 『한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외아들, 영원으로부터 성부에게서 나신 분을 믿나이다…』 라고 믿음의 내용을 상기한다. 우리가 고백한 이 사실은 입으로 고백한 것에 그치는 단순하고 안이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신앙고백은 우리에게 결단의 삶을 요구 하기 때문이다. 삶에 있어서 과거의 기준은 모두 버리고 그리스도가 최고의 가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 고백은 우리 삶에서 철저히 반영되어야 한다. 즉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수용하고, 그리스도를 끊임없이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삶은 아직 완전한 구원의 상태가 아니다. 또한 많은 악의 유혹이 우리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의 주님이요, 하느님이시다』 는 고백은 내 삶의 구원이 그리스도라는 의미이다.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는 뜻은 내 삶에 세속적인 의미로 도움과 행복을 주는 대상의 의미 이상이다. 즉, 우리 삶의 모든 것을 걸고 희생과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주님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이다. 과연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어떤 존재로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는가?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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