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현재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 우리는 역사를 통해 현재의 자신을 성찰하고 미래를 읽게 된다. 그러나 자칫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역사는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되고 먼지 속에 묻히는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신자이면서 마음의 텃밭 한구석에 묻어두기만 하던 우리 신앙 선조들의 삶을 파릇파릇한 새싹으로 되살릴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동아일보 출판국 기자를 역임한 유홍종(베르나르도)씨가 이야기 형식으로 엮어낸 '소설로 읽는 한국천주교회사 왕국의 징소리'는 버려졌던 텃밭에 한줄기 단비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천주교 발상 초기의 1779년 겨울 천진암 강학회부터 1802년 5월 31일 주문모 신부가 순교하기까지 22년 동안에 걸쳐 조선천주교회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그린 '…왕국의 징소리'는 신앙의 뿌리를 되찾고자 하는 이들이 만날 수 있는 사막의 오아시스이다. 객관적으로 증명된 역사적 자료를 근거로 날짜, 이름, 지명 등을 시대순으로 정리하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소설화한 이 작품은 성서묵상지 좥야곱의 우물좦에 2년에 걸쳐 연재된 소설을 엮은 책이다.
제1권 '귀여겨 들으소서'는 조선교회 태동에서 1790년 제사 금령까지 조선천주교회의 출발을 그리며 신앙 선조들이 교회를 이끌어온 발자취, 당시 유교와 천주교의 비교, 정조시대의 권력 투쟁, 학문적 파벌이 교회에 끼친 영향 등 역사책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생생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제2권 '주여, 저이오니까'는 "천주님의 진리를 증거한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죽음으로 축복받은 삶"임을 증거하다 죽음을 기쁘게 맞은 순교자들의 삶을 흥미있고 진지한 역사체험으로 들려준다.
〈열린 / 총630쪽 / 각권 7000원〉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