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는 신자들의 신앙생활 길잡이이자 실천 지침서지만 성서를 꾸준히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매 주일 미사 후 신약성서 읽기를 실시, 52주간 신약성서를 완독하며 성서 읽기 생활화를 실천하는 본당이 있어 화제다.
서울대교구 중곡동 본당(주임=이재철 신부)은 95년부터 6년여동안 매주 주일미사 때마다 전신자가 함께 신약성서를 읽고 있으며 본당 주보에 「금주 성서 읽기」를 실어 매일 각 가정에서 성서 2∼3매 분량을 읽음으로써 성서를 가까이 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늘 중곡동 본당 주보의 반은 성서읽기가 차지하고 있다.
「금주 성서 읽기」에는 해당되는 성서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날짜와 성서 구절, 내용이 표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2월 25일자 내용에는 『슬기와 지혜를 통하여 바른말을 하라. 높은 사람 앞에서 겸손하고 원수에게도 도움을 주어라. 친구와 아버지의 친구를 저버리지 말아라』(잠언 24,1-27,27)고 적어 주보만으로도 일주일간의 성서 맛들이기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렇게 매일 「금주 성서 읽기」를 따라 읽으면 52주 동안 신 구약성서를 완독하게 된다. 또「성서읽기 과정표」에 매일 정해진 분량을 읽고 느낀 점이나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을 적은 이들은 성서 읽기가 끝난 후 시상을 통해 격려하고 있다. 지난해 수상자만도 70여명.
성서 읽기가 지속되면서 저절로 신.구약 성서 전체를 필사 하는 신자들이 늘어났고 본당 안팎에서 실시되는 각종 성서 강좌에도 뜨거운 열의를 보이고 있다. 성서 읽기를 처음 시작 할 때 새로 구입한 성서 책이 다 낡았을 정도.
중곡동 본당이 이렇게 성서읽기를 시작하게 된 것은 이재철 주임신부가 부임한 이듬해인 96년 10월 1일. 신자들의 성서 읽기 생활화를 권장하고자 이 같은 제안을 한 이 신부가 따로 「성서 읽기 과정」을 정리해 매주 주보에 내기 시작했다.
김학경(요안나)씨는 『억지로라도 성서를 읽게되니까 성서가 가까워지고 저절로 성서를 대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처음 시작부터 계속 성서 읽기를 지속해 온 본당 총회장 김광섭(야고보)씨는 『성서를 읽는 재미를 맛보게 됐다』며 『일상 안에서 어떤 상황에 접했을 때 성서 구절이 떠오르는 걸 자주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활 속에 성서가 깊이 뿌리 박힌 신자들은 개인적으로 혹은 그룹별로 성서 공부를 해왔으며 외부강사를 초청, 성서 강의를 받아왔다. 2년 전에는 성서 40주간 교육을 남녀 신자들이 따로 받기도 했다. 이재철 주임신부는 『성서를 가까이하고 묵상하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성서를 잘 읽지 않는 신자들에게 성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작했다』고 취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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