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의 철학적 사유(思惟)와 시적 은유의 맛을 한층 느낄 수 있는 '햄릿'. 시대와 국적을 초월해 널리 사랑받는 '햄릿'은 인간의 근원적 죄의식과 비극적 결함을 심도있게 다룸으로써 인류의 보편적 문제를 토로한다. 이 작품의 백미는 무엇보다도 단연 인간 햄릿의 내면적 자기성찰이 철학적 사유의 힘을 싣고 표현되는 독백이다.
'햄릿 1999'는 그 독백을 씨줄로, 그리고 그가 처한 세상의 우여곡절을 날줄로 각색돼 있다. 서울 강남 연극전용 소극장 '유시어터'개관 기념공연으로 지난 4월 막이 오른 이 연극은 6월 20일까지 계속된다.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4시 7시30분, 일 오후 6시 (02-3444-0651).
'가장 햄릿다운 연기자'란 평을 듣는 유인촌(토마스.49.서울 압구정본당)씨. 그가 이번에도 햄릿으로 열연하고 있다. "'햄릿 1999'는 햄릿이라는 인물을 통해 현대인의 고민을 좀 더 심리적, 분석적으로 표현하고 있죠. 정치와 권력의 암투에서 희생되는 한 지성인의 고뇌와 갈등, 또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유씨가 말하는 '햄릿 1999'의 특징. 유씨는 이번 연극을 끝으로 더 이상 햄릿역을 맡지 않을 것이라며 '햄릿'역할에 대한 결산이라 덧붙인다.
광기로 치달으며 절망을 노래한 햄릿의 영혼을 지성과 창의력, 그리고 열정으로 노래하는 유인촌씨. 여기에다 인간의 본질을 춤추듯 연기하는 등장인물들의 율동미가 가세해 연일 만원을 이루고 있는 '햄릿 1999'는 연극의 의미를 반추시켜준다.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 유씨가 출연하는 장르는 다양하다. 무용과 노래실력까지 겸비하고 있어 '만능'이다. MBC신인상.주연연기상.백상예술대상.남자연기상.방송문화대상 등 수상경력도 그가 지닌 이력만큼이나 다채롭다. "인기인이기전에 인격적 성숙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 유인촌씨. 그는 '타고난 성실함에 신앙적인 열성이 가미돼 이렇게 멋진 결과를 낳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83년 세례를 받은 유씨는 어떠한 경우에도 '주일미사는 거르지 않는다'는 자기나름의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그래서 주일 오전에는 스케줄을 잡지 않는다고 한다. '평범한 신앙인으로 평범한 신앙생활을 하고 싶다'는 유씨. 그는 하느님말씀에 따르는 삶, 그 분 안에서 호흡하는 삶을 살기위해 한층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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