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섬, 불꺼진 등대, 피묻은 창, 폭풍의 바다, 낡은 일기장 그리고 소녀와 바람…. 모든 것이 시(詩)가 되어버린 영화 '바람의 전설'' (원제 The Oyster and The Wind). 고독의 끝에서 바람을 자신의 연인으로 삼은 13세 소녀의 사랑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그려내고 있다. 브라질의 국민감독으로 존경받는 윌터 리마 감독은 이 영화에서 시간과 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환상적 구도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 영화의 압권은 환상의 연인 ''''사울로'와 사랑을 나누는 13세 소녀 ''마르셀라'역을 맡은 린드라 릴의 놀라운 연기력. 그녀가 물결무늬 잔잔한 해변에 드러누워 온 몸으로 '사울로'와 사랑을 나눌 때, 혹은 절벽에 드러누워 바람의 애무를 받는 장면에 이르러 관객들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분명 존재하고 있는 '사울로'의 실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놀라움을 넘어선 '섬뜩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파도와 바람, 그리고 갈매기 그리고 어쩌다 찾아오는 생필품 운반선외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 고도(孤島)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 영화는 한편의 '슬프도록 찬란한 아름다운 전설'을 노래하고 있는 듯하다. 이 영화는 소녀의 이름 '마르셀라'를 낮게 부르는 낯선 목소리로 시작돼 아름답고 신비한 소녀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미스테리와 신비한 영상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97년 베니스 국제 영화제 관객 선정 최우수 작품상, 97년 브라질 영화제 여우주연상, 97년 프랑스 비아리츠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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